2014년 프로야구에서 2루수는 가장 핫한 포지션이었다. 서건창(넥센)은 사상 첫 2루수로 MVP에 올랐고, 박민우(NC)도 2년 전 서건창에 이어 두 번째 2루수 신인왕에 등극했다. 외국인 타자 야마이코 나바로(삼성) 역시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한 최초의 2루수가 됐다.
겨울 동안 2루수들의 몸값도 대폭 상승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3억원 이상 연봉을 받는 2루수는 정근우(한화·7억원)가 유일했지만, 올 겨울 연봉 계약을 통해 서건창(3억원) 오재원(두산·4억원) 그리고 나바로(85만 달러)까지 4명으로 늘었다. 첫 억대 연봉을 받은 정훈(롯데·1억5400만원), FA 계약한 박경수(kt·2억3000만원)도 있었다.
한 때 가장 경쟁력이 떨어지는 포지션이었지만 이제는 톱클래스 선수들이 집결했다. 바야흐로 2루수 전성시대. 최고 2루수를 향한 싸움이 어느 때보다 흥미로워졌다.

지난해 MVP 신화를 쓰며 골든글러브까지 거머쥔 서건창은 올 시즌에도 주목 대상 1순위. 안타(201개) 득점(135점) 부문 한 시즌 최다기록을 세우며 타격왕(.370)도 차지한 서건창은 144경기 체제에서 2년 연속 200안타에 도전한다. 타격기술의 완성도가 높고,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체력도 키워 기대가 크다.
삼성과 재계약하며 한국으로 컴백한 나바로는 2년차 징크스를 극복해야 한다. 지난해 타율 3할8리 154안타 31홈런 98타점 25도루로 공격형 1번타자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특히 삼진(71개)보다 볼넷(96개)이 월등히 많았다는 점에서 일시적인 성적으로 보기 어렵다. 혹시 모를 자만심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오재원도 최고 2루수에 도전장을 던진다. 지난해 개인 최고 타율(.318)·출루율(.404)·장타율(.451)로 정점을 찍은 그는 국가대표 금메달로 군 문제도 해결했다. 올해 두산의 주장 완장까지 차고 어느 때보다 동기부여가 확실하다. 특유의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가 예고된다.
2000년대 후반부터 리그 최고 2루수로 군림한 정근우가 자존심을 찾을지도 주목된다. 지난해 한화 이적 첫 해 모범 FA로 활약했지만 아쉽게 3할 타율(.295)에는 못 미쳤다. 수비와 주루에 비해 타격이 아쉬웠다. 올해는 SK 시절 함께 한 김성근 감독, 쇼다 고조 타격코치와 재회해 제2의 전성기를 꿈꾼다.
지난해 신인왕에 빛나는 박민우도 간과해선 안 된다. 왼손 엄지 통증을 안고도 3할에 근접한 타율(.298)과 리그에서 두 번째 많은 50개의 도루로 존재감을 발휘했다. 수비에 있어 송구에서 약점을 안고 있지만 리그 주전 2루수 중에 가장 어린 22세라는 점에서 앞으로 성장 가능성에 포커스가 맞춰진다.
이외에도 풀타임 주전 3년차가 될 정훈, 2루수로 복귀하게 될 LG 손주인, kt에서 새출발하는 박경수의 활약도 주목된다. SK와 KIA의 주전 2루수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2015년에도 핫 포지션으로 시선이 집중된다. 최고의 2루수는 과연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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