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점 노출된 CJ. 흔들리는 '어게인 2012'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5.02.08 06: 59

롤챔스 프리시즌 보여줬던 실망스러움의 재현이었다. '어게인 2012'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벌써 2패째, 순위는 4위로 주저앉았다. '승패는 병가지상사'라는 말처럼 이기고 질 수 할 수 있지만 다 이긴 경기를 아무것도 못하고 졌다는 건 '역전의 명수'라 불렸던 CJ 였기에 충격이다.
CJ 엔투스가 또 패했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용산 온게임넷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벌어진 '2015 LOL 챔피언스(이하 롤챔스)' 코리아 스프링시즌 1라운드 진에어 그린윙스와 경기에서 0-2 완패를 당했다. GE 타이거즈와 경기서 패배를 당했을 때 만큼 경기 내용이 좋지 못했다. 1세트는 롤챔스 역대 기록 2개를 갈아치울만큼 접전을 벌였지만 이미 40분 전에 압도하던 경기를 질질 끌다 역전패 당해 상대적 박탈감은 더했다. 아니나 다를까 2세트는 그 휴유증으로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무너졌다.
▲ 손해보고 시작하는 경기.

LOL은 시작부터 사실상 승패에 대해 가늠할 수 있다. 프로레벨의 선수들끼리 겨루는 승부에서 기량적인 차이는 종이 한 장 차이일 수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가장 척도가 될까. 바로 밴픽(선택금지)이다. CJ가 패배한 2패를 살펴보면 밴픽에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집중적으로 마크해야 할 부분은 잡아내지 못하면서 자신들의 지켜야 하는 자리는 살려내지 못했다고 CJ 밴픽을 지켜본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한 관계자는 "CJ 선수들이나 코칭스태프는 선수들의 챔피언 폭이 넓다고 하지만 그렇다면 지금까지 밴픽단계가 더 이해가 안된다. 손해보는 챔피언을 고르거나 제 몫을 할 수 있는 챔피언을 내주거나 고르지 못한 건 안타깝다"고 현재 CJ의 문제점을 가르켰다.
▲ 떨어진 집중력과 사라져버린 과감함.
SK텔레콤과 경기서 2-0으로 승리했을 당시와 비교하면 중후반 이후 집중력이 예전만 못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달 30일 삼성과 경기서는 2-0 완승을 거뒀지만 깔끔한 느낌의 승리는 아니었다. 초중반 삼성의 저돌적인 공세에 박빙의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고, 운영에서 밀리는 상황에서 조직력을 앞세운 한 타의 승리로 2세트에서는 역전이 가능했다.
삼성과 경기를 논외로 하면 분명한 하락세다. 진에어와 경기서는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무너졌다. 롤챔스 최장기록을 세운 1세트 경우는 이미 글로벌골드에서 8000가까이 벌렸던 40분도 안되서 사실 승부가 결정난 상황이었다. 그러나 결정타를 날리지 못한 CJ는 경기를 질질 끌다가 기어코 79분경 넥서스를 내주면서 패했다. SK텔레콤전과 나진과 공방전을 떠올린다면 CJ 특유의 끈끈함과 위기 순간 더 예리했던 집중력이 무뎌진 것이다. 특히 1세트 신진영이 미니언 수급에서 롤챔스를 포함한 LOL 공식리그 전체 신기록을 세웠지만 상처뿐인 영광이었다.
다른 전문가는 "CJ는 분명 조직력이 뛰어난 팀이다. 운영에도 강점이 있지만 4대4 이상의 조직싸움에서 한 타의 강력함은 아직도 분명하다. 하지만 진에어전만 이야기 한다면 집중력의 묘리를 전혀 살리지 못했다. 유리할 때는 분명 손해를 보더라도 상대방의 성장을 막아야 하는데 글로벌골드가 상대도 충분한 상황에서는 들어가고 싶어도 들어가지 못한다. 초반 연승행진은 CJ에게 플러스로 작용했을 수 있지만 GE전 패배는 결국 그 플러스가 배로 마이너스로 돌아온 것 같다"고 CJ의 경기 내용에 안타까워 했다.
▲ '어게인 2012' 과연 가능할까
SK텔레콤과 나진전 승리 이후 CJ 목표는 단연 '어게인 2012'였다. 프로스트와 블레이즈 형제팀이 리그를 호령하던 영광의 순간도 문제 될 것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위기가 빨리 찾아왔다. 1라운드 IM과 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4승 2패. 분명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강팀들을 잡아내면서 벌었던 승수를 다소 허무하게 내주면서 까먹었다.
다음 상대인 IM과 경기서 승리를 거둔다면 일단 한 번의 고비는 넘기겠지만 2라운드 첫 상대는 SK텔레콤이다. IM전을 패할 경우 지금 가라앉은 분위기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원래 CJ의 팀 컬러는 위기일 수록 강했다. '어게인 2012'를 꿈꾸는 CJ가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 롤챔스 코리아 스프링 시즌 1라운드 중간순위(2월 8일 현재)
1위 GE 타이거즈 6승 0패 +11
2위 진에어 그린윙스 4승 2패 +5
3위 SK텔레콤 T1 4승 2패 +3
4위 CJ 엔투스 4승 2패 +2
5위 IM 3승 3패 -1
6위 나진 e엠파이어 2승 4패 -2
7위 KT 롤스터 1승 5패 -7
8위 삼성 갤럭시 0승 6패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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