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PK) 지역을 대표하는 두 야구단인 롯데와 NC가 본의 아니게 외부 잡음에 시달리고 있다. 현실성이 떨어지는 일이나 확인되지 않은 루머로 잡음이 일고 있다. 공식적으로 대응하기도 뭣한 상황이다.
초유의 CCTV사태로 구단 전체가 자숙에 들어간 롯데는 최근 또 하나의 이슈와 맞부딪혔다. 최근 ‘부산자이언츠 협동조합 기획단’(이하 기획단)의 활동이 화제를 모았기 때문이다. 기획단은 롯데를 인수한 뒤 자이언츠를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겠다는 야심찬 구호 하에 최근 공청회까지 개최했다. NC도 소문이 꾸준히 뒤숭숭하다. 모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NC소프트를 둘러싼 지분 문제 때문이다. 이제는 팬들 사이에서까지 공론화되고 있다.
기획단은 부산 및 인근 지역 조합원 30만 명을 모아 개인당 30만 원의 출자금으로 900억 원의 인수자금을 마련한다는 기본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렇게 롯데를 인수한 뒤 조합원들의 회비, 입장수입, 중계권료 등으로 구단 운영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여론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6일에는 공청회를 열어 추진 의사를 다시 한 번 분명히 했다. 앞으로도 활동을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NC의 경우는 최근 최대주주인 넥슨이 인수합병 움직임을 보이자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만약 넥슨이 NC를 합병할 경우 야구단에도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우려다. 넥슨 측은 이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이미 업계에서는 꽤 오래 전부터 “넥슨이 NC를 합병할 경우 야구단 운영이 화제로 떠오를 것”라는 이야기가 꾸준히 있었다. 아직까지 지배구조가 확정된 것도 아니고 넥슨이 공식적으로 이를 이야기 한 적도 없지만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불안감을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양자 모두 현실성은 떨어진다. 부산 자이언츠의 가장 큰 전제 조건은 롯데가 구단을 매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롯데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 설사 상황이 급변해 롯데가 구단을 매각한다고 하더라도 기획단 측에서 그 매각 대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 기획단은 6일 공청회에서 이런 자본 조달계획이나 구단 운영계획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회성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지배적인 시선이다. ‘지원군’이 될 것 같았던 여론도 비교적 싸늘하다.
NC의 경우도 김택진 대표가 구단에 대한 강력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대기업들의 전유물인 야구단을 지금껏 성공적으로 잘 운영한 것도 김 대표의 전폭적인 지원, 그리고 합리적인 구단 문화가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설사 넥슨이 인수합병을 한다고 해도 야구단을 포기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여론의 집중포화를 감수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 기본적으로 지배구조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역시 현실 가능성이 떨어지는 시나리오로 보는 이들이 많다.
구단은 냉가슴이다. 롯데는 이번 사태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구단 운영에 대한 팬들의 회초리로 생각하겠다”라며 한껏 자세를 낮춘 채 공식 대응은 하지 않는 중이다. NC는 더 할 말이 없다. 지배구조가 모기업의 중요한 이슈인 것은 틀림없지만 야구단에 미칠 여파까지 추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여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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