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농구선수 서장훈과 작곡가 돈 스파이크. 강인한 남성미가 느껴지는 외모와는 달리 따뜻하고 섬세한 면모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8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애니멀즈'에선 서장훈, 돈 스파이크, 가수 강남이 유치원 아이들과 두 번째 만남을 가졌다.
이날 돈 스파이크는 이른 아침부터 아이들의 점심 식사 준비로 분주했다. 메뉴는 닭죽이었다. "실내에서 만들면 맛이 없다"는 이유로 그는 추운 바깥에서 음식을 만들었다. 편식하는 아이들을 위해 채소를 잘게 썰고, 아이들이 먹기 좋게 닭고기 살을 꼼꼼하게 발랐다. 채유와 온유 등 아이들은 맛있게 닭죽을 먹었고, 이 모습에 돈 스파이크는 행복해 했다.

그의 정성은 전대에서도 느껴졌다. 이날 돈 스파이크는 허리에 작은 가방을 차고 등장했다. 가방에는 물티슈와 개 간식, 비닐봉지 등이 들어 있었다. 돈 스파이크는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지난 만남에선 우왕좌왕하느라 필요한 물건을 찾을 시간이 없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일부러 지인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을 찾아 일주일 동안 참관수업을 할 만큼 열정적인 그였다.
서장훈 역시 아이와 동물 앞에서 더할 나위 없이 부드러웠다. 최근 '투덜이' 캐릭터를 구축한 그였지만, '애니멀즈'에선 그렇지 않았다. 강아지를 무서워하는 윤석이를 끈기 있게 타일러 강아지와 교감을 성공했다. 윤석이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자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낮잠을 거부하는 윤석이가 울음을 터트리자 좋아하는 딸기로 진정시키는 순발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서장훈과 돈 스파이크는 건장한 체구, 큰 키 혹은 민머리 헤어스타일에서 상대를 압도하는 무엇이 있다. 곱상한 외모의 강남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하지만 '애니멀즈'에선 앞치마를 두르고, 혀 짧은 소리를 낸다. 영락없는 유치원 선생님이다. 실제론 아이가 없는 두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능숙하게 아이들을 돌본다. 서장훈과 돈 스파이크의 숨겨진 면모다.
예능프로그램은 스타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해준다. '애니멀즈'의 코너 '유치원에 간 강아지'는 귀여운 아이들과 강아지를 보는 즐거움도 있지만, 색다른 면모를 보여주는 서장훈과 돈 스파이크를 지켜보는 재미도 있다. 자신의 분야에선 뛰어난 실력으로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두 사람이지만 앞치마만 두르면 따뜻해지는 두 남자에게 자꾸 눈길이 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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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즈'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