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구단 kt 위즈가 1군 무대에 도전하기 위해 일본 미야자키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도 강훈련을 소화했지만 1군을 앞두고 있어 더 중요한 스프링캠프. 선수단은 지옥 훈련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kt는 어떤 구단보다도 훈련량이 많습니다. 지난 1월 25일 일본 미야자키에 도착한 저녁에도 선수들은 실내 연습장인 선돔에서 훈련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야간 훈련은 kt 선수들에게 기본 메뉴나 다름없었습니다. 한 선수는 이번 스프링캠프의 훈련을 두고 “구토를 할 정도로 힘들지만 행복하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kt 선수단을 대변하는 듯한 발언이었습니다.
▲ ‘배팅만 2000개’ 신생팀다운 지옥 훈련

kt의 훈련은 기본적으로 3일 턴으로 진행됐습니다. 야간 훈련은 거의 매일 포함됐습니다. 선수단 대부분이 하는 날도, 상황에 따라 선수들이 배정되는 날도 있습니다. 그리고 3일 훈련을 마친 뒤 꿀맛 같은 3번째 휴일을 맞이했습니다. 하지만 kt에 온전한 휴식은 없었습니다. 오전의 휴식을 마친 뒤 오후 4시 30분부터는 선수단 전체 전력 분석 미팅을 가졌습니다.
쉬는 날을 이용해 각 구단의 전력을 파악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후 저녁 식사를 마친 선수들은 오후 7시 20분부터 선돔에서 야간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선수들이 훈련에 참가했습니다. 투수조는 평소의 야간 훈련과 마찬가지로 쉐도우 피칭과 밸런스 강화 훈련, 웨이트 등을 진행했습니다. 야수조는 배팅 훈련, 수비 훈련, 웨이트 등을 소화했습니다.
kt 훈련의 백미는 배팅 훈련이었습니다. 오전에 번트 시프트, 펑고 등 기본적인 수비 훈련을 마치고 나서는 고참급 선수들부터 오쿠라가하마 구장에서 배팅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토스 배팅, 롱 토스배팅, 프리배팅 순으로 로테이션을 돌며 공을 쳤습니다. 이후엔 젊은 선수들도 똑같은 훈련을 소화했습니다. 하지만 이 훈련 뒤에는 메인 베팅 훈련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1월 31일 오후엔 배팅조, 작전조, 인터벌 러닝조로 나누어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배팅을 치는 선수들은 오전에 이어 약 1시간가량 공을 더 치면서 기본기를 다졌습니다. 같은 시간 다른 한 조는 오직 배팅만을 위해 다이오타니 구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이 선수들은 다른 훈련 대신 배팅에만 매진합니다. 야간 훈련까지 포함한다면 선수들은 하루에 약 2000개의 공을 쳤습니다. 외국인 타자 앤디 마르테도 예외는 없었습니다.
▲ 스프링캠프에 나타난 베테랑 효과
지난해 스프링캠프와 가장 다른 점은 베테랑 선수들이 합류한 것입니다. 특별지명, FA 영입 등을 통해서 1군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함께 훈련을 했습니다. 베테랑 선수들의 합류는 선수단에 밝은 분위기를 가져왔습니다. 조범현 감독도 “베테랑 선수들이 힘들지만 묵묵히 훈련을 이겨내고 있다. 캠프 초반 훈련 분위기는 좋다. 고참들이 방향을 잘 잡아주는 것 같다”며 만족감을 표했습니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후배들은 선배들에게 많은 것을 배웁니다. 젊은 선수들은 “선배들이 합류하면서 체계적이 된 느낌이다”라고 입을 모읍니다. 포수 김종민은 “같이 연습하다가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용덕한 선배가 이야기 해주시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투수 심재민은 “선배들이 던질 때 이상하다고 느끼는 부분에서 선배들이 ‘어떤 게 안 좋다, 좋다’를 말 해주신다. 또 ‘이렇게 해보는 게 어떠냐’라고 조언도 해주신다”고 덧붙였습니다.
외국인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마르테와 필 어윈은 인천 공항에서부터 선수단과 함께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월 26일 ‘한국야구 베테랑’ 크리스 옥스프링이 합류하며 힘을 불어넣었습니다. 어윈은 같은 언어를 쓰는 옥스프링이 합류하자 신이 난 듯 꼭 붙어 다니기도 했습니다. 서로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옥스프링은 미야자키에 도착한 날 “동료들을 많이 도와주고 싶다”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스프링캠프 초반 강훈련에도 선수단 분위기는 밝았습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뛰었던 선수들은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다”며 올 시즌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조 감독의 말대로 ‘하나씩 정립해 가는 단계’를 거치고 있는 kt. 과연 남은 한 달 동안 어떤 팀으로 거듭날지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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