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중위권이 요동치고 있다. 김학민 복귀 후 3위 경쟁에서 가장 앞설 것이라던 대한항공이 외국인 선수 산체스의 부상으로 흔들리고 있는 탓이다.
2강은 점점 굳어지고 있다. 김명진이 돌아오기는 힘들지만 이선규가 복귀한 삼성화재는 21승 6패, 승점 62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삼성화재와 전적이 같은 OK저축은행은 승점 4점 차이로 바로 뒤에 있다. OK저축은행과 3위 한국전력이 승점 14점차를 보이고 있어 2강 체제는 확실하게 굳어졌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남은 것은 3~5위 싸움이다. 한국전력, 대한항공, 현대캐피탈 모두 3위가 절실하다. 4위로 정규시즌을 마칠 경우 3위와 승점차가 3점을 초과하면 준플레이오프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앞선 것은 대한항공(승점 43점), 현대캐피탈(승점 40점)보다 1경기 덜 치르고도 승점 44점인 3위 한국전력이다.

한국전력은 문용관 감독이 물러나는 등 분위기가 어수선한 LIG손해보험을 맞아 승점을 추가하면 더 달아날 수 있다. 선전을 이어간다면 자력으로 준플레이오프 없이 플레이오프에 나설 수도 있는 상황이다. 멤버 구성은 크게 변한 것이 없지만 쥬리치가 적응하기 시작하면서 중위권에서 가장 앞선 팀이 됐다.
케빈이 좀처럼 제 자리를 찾지 못하던 현대캐피탈은 4위와 승점차가 6점이나 나던 5위였지만 8일 홈에서 대한항공을 3-0으로 완파해 한숨을 돌렸다. 물론 대한항공전 승리는 상대가 완벽한 상태가 아니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하나 모처럼 깔끔하게 승점 3점을 추가하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것은 호재다. 케빈을 이따금씩 센터로 기용하기 위해 활용될 송준호가 앞으로 맹활약을 펼치면 팀 전체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여지도 있다.
반면 대한항공은 비상이다. 산체스가 허리 부상으로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 결장한 데 이어 신영수마저 부진했다. 현대캐피탈의 추격을 막는 동시에 한국전력을 따라가야 해 갈 길이 바쁜데 산체스가 언제 돌아올 수 있을지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 산체스 복귀 후 4위를 지키는 것은 가능하더라도 3위와의 거리가 멀어지면 4위는 소용이 없다.
중위권 싸움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경기는 오는 12일 인천에서 있을 대한항공과 한국전력의 경기다. 한국전력이 9일 LIG손해보험을 제압한 뒤 대한항공까지 누른다면 3~4위의 승점차는 최대 7점까지 될 수 있다. 대한항공으로서는 산체스가 건강한 모습으로 코트 위에 설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현대캐피탈과의 일전에서 원활하지 않았던 서브 리시브도 개선되어야 한다.
한편 강성형 감독대행 체제로 남은 시즌을 보내기로 한 LIG손해보험이 이들의 순위경쟁에 어떻게 관여할지도 주목된다. 9일 강 감독대행의 첫 경기인 한국전력전부터 LIG손해보험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캐스팅보트를 쥘 수도 있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