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판독 확대' KBL, 강력하게 역행한 심판... 왜?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5.02.09 05: 59

 # 47-43으로 동부가 앞선 상황에서 SK는 김선형이 3점슛을 시도했다. 그러나 그의 슛은 림을 맞고 튀어 나왔고 동부 윤호영과 SK 애런 헤인즈는 리바운드 경쟁을 펼친다. 그러나 둘 모두 잡아내지 못하고 공은 밖으로 흘러 나갔다. 헤인즈는 상대의 손이 닿았다며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러나 의외의 판정이 나오자 문경은 감독에게 다가가 하소연을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테크니컬 파울이 나왔다. 선수가 감독을 바라보는 순간 주심은 "T파울"을 외쳤다. 결국 SK 문경은 감독은 타임아웃을 불렀다. 문 감독은 권한은 없었지만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코트위로 넘어왔다. 하지만 주심 및 부심은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았다.
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동부전에서 이해하지 못할 상황이 이어졌다. 지난 2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적극적인 비디오 판독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저 심판의 권위만 남은 모습.

KBL은 지난 2일 올 시즌 종료 시까지 비디오 판독을 확대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KBL은 "그동안 FIBA 경기규칙 기준에 의한 비디오 판독을 실시해 왔으나, 그 기준을 확대하자는 구단, 언론, 농구 팬들의 요구가 있어 이를 적극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KBL이 밝힌 기준은 간단하다. 기존에 시행하던 기준을 포함해 ▲24초 계시기 부저 울리기 전 성공된 야투가 손을 떠났는지 여부를 확인할 때(기존 4쿼터 또는 매 연장쿼터 2분 이내에만 실시) ▲터치아웃 여부가 불분명해 확인하고자 할 때 ▲스포츠 정신에 위배된 파울(U2)인지 여부를 확인할 때 ▲3점슛 라인 근처에서 슛 동작 시 발생하는 오펜스(또는 U2)파울 확인할 때 ▲기타 주심이 비디오 판독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상황 등에 대해 비디오 판독을 확대 시행키로 했다.
비디오 판독 기준 확대 시행은 KBL 구단들에 호평을 받았다. 애매한 상황이 발생되면 어김없이 비디오 판독이 실시됐다. 심판들도 판정에 심혈을 기울이기 위해 노력했다. 비디오 판독 이후 내려진 결과에 대해 불만도 거의 표출되지 않았다. 성공적으로 이뤄지는 듯한 모습이었다.
평소 같았다면 이날 경기의 상황에서 분명히 비디오 판독이 이뤄질 수 있었다. 그러나 주심은 비디오 판독을 실시하지 않았다. KBL의 새로운 규정에 ▲터치아웃 여부가 불분명해 확인하고자 할 때가 분명히 고지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행하지 않았다.
KBL은 심판판정에 대해 특별한 해답을 내놓지 않는다. 따라서 비디오 판독이 확대 시행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주심이 왜 비디오 판독을 시도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테크니컬 파울까지 나온 상황에서도 주심은 정상적인 판정을 내리지 못했다. 감독이 코트로 난입 했지만 주심은 부심들과 외면했다. 물론 라이브 볼이 아닌 타임아웃 상황이었지만 감독이 팀 벤치구역을 벗어난 경우 감독에게 주의를 주거나 다른 벌칙을 부과할 수 있다. 하지만 주심은 다른 곳을 바라봤다. 
이날 SK와 동부전에는 7815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치열한 순위 경쟁을 즐기기 위한 팬들이었다. KBL이 인기 회복을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비디오 판독은 철저하게 무시됐다. 설상가상 그 판독을 무시한 주심은 지난 시즌 심판상을 수상했다.  
농구 주심은 레퍼리(referee)다. 사전적 의미는 "룰에 따라 경기의 진행을 담당하고 경기 진행에 대해 모든 권한과 책임을 가진 심판을 말한다. 경기와 관련된 사항에 대한 주심의 판정은 최종적인 것이다. 하지만 경기가 재개되기 전이나 경기가 종료되지 않았을 경우에 한하여 자신의 판정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거나 부심의 조언에 따라 판정을 바꿀 수 있다"고 되어있다. 주심의 역할은 경기를 원활하게 이끌어 가는 것이지 자신의 생각으로 경기를 결정 짓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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