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야구팬이 되면서 새롭게 궁금해지는 것들이 몇 가지 있다. 그 중에는 경기 중 마운드에 올라간 포수가 투수와 무슨 대화를 나누는지도 들어 있다.
방송 해설자가 “지금 이런 이런 상황이고 상대 타자가 이런 이런 선수니 이렇게 이렇게 대비해야 한다고 이야기 할 것 입니다”라던가 “지금 투수가 흔들리고 있어요. 그래서 안정을 취하게 하려고 잠시 마운드에 올라간 것 입니다. 역시 노련한 포수죠”라는 등의 말을 하겠지만 어차피 현장에서 듣지 못하는 것은 해설자나 팬이나 마찬가지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포수나 투수에게 물어볼 때도 있지만 그것 역시 이미 지나간 상황에서 나오는 말이니 상당히 걸러질 수도 있다.

9일(이하 한국시간)MLB.COM이 이와 관련한 재미있는 소식을 전했다. 전날 있었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팬 페스트 행사에서 나온 이야기다.
이날 샌프란시스코 투수 제레미 아펠트가 포수 버스터 포지에 대해 언급했다. 바로 경기 중 마운드에서 나누는 대화 관련이다.
아펠트는 “포지가 마운드에 올라오게 되면 눈알을 굴리며 또 시작이군하는 표정으로 ‘왜’라고 묻는다. 내가 ‘아까 던진 공..’이라고 말을 꺼내면 ‘ 좋았어. 또 던져’라고 대답한 뒤 다시 한 번 눈알을 돌리고 바로 돌아선다. 내가 무슨 대답을 하기도 전에 말이다”라고 폭로(?)했다.
포지는 2010년 신인왕이자 2012년 리그 MVP다. 메이저리그 6시즌 경력에서 올스타에 두 번 선정 됐고 실버 슬러거상을 두 차례 차지했다.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도 3개나 갖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포수를 이야기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다.
물론 포지의 수상 경력 중에 골드 글러브가 없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 ‘공격형’ 포수라고 봐야 한다. 그래도 수비 역시 분명 수준급 선수다. 지난 해 포수로 111경기 출장하면서 수비율 .994였고 도루 저지율도 30%였다. 패스트 볼 5개를 기록했다.
그렇지만 적어도 투수에게 친절한 포수는 아닌 것 같다. 아펠트가 샌프란시스코의 셋업맨임을 감안하면 경기 후반 중요한 순간에 등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포지는 ‘긴 얘기’가 필요 없다고 느끼는 것 같다. 물론 마운드에서 가장 중요한 투수의 덕목이 자신감이고 올 해로 메이저리그 14년째를 맞이하는 아펠트에게 구구한 말이 필요없을 것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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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시리즈 캔자스시티 로얄즈전 도중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우측)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포수 버스터 포지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