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사 사장과 소속 연예인의 대화가 이렇게 자유로울 수 있을까? 갑과 을의 대화가 이렇게 솔직할 수 있었던 것은 '속사정 쌀롱'이니까, 그리고 그 갑과 을이 윤종신과 박지윤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거다.
JTBC '속사정쌀롱'은 우리 주변의 일상 속에서 발견되는 인간의 다양한 심리를 간단한 심리 실험을 통해 확인하는 인간 심리 토크쇼다. 이 모호한 설명만큼이나 '속사정쌀롱'은 한마디로 정의내리기 힘든 프로그램이다. 출연진들의 신변잡기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사회적 이슈에 대한 진중한 대화들이 오가는가 하면, 프로그램의 설명대로 출연진들의 심리를 탐구해보는 시간도 있다.
8일 방송에는 이 모호한 프로그램이 100일을 맞았다. 출연진들조차 이렇게 오래(?)할 줄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이날 게스트는 요즘 방송가를 종횡무진 누비고 있는 방송인 박지윤. 그는 미스틱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속사정쌀롱'의 MC 윤종신과는 갑과 을의 관계다.

이날 윤종신은 사장으로서 사원(?) 박지윤의 모습을 낱낱이 공개했다. 그는 "회사와 상의도 없이 '욕망아줌마' 상표 등록을 마쳤다"고 하는가 하면, "박지윤은 철두철미하다. 자신과 스타일이 맞지 않은 매니저와는 일을 못한다. 구멍이 나는 것을 싫어하고 제 스타일대로 일해주는 것을 좋아한다"고 박지윤의 스타일을 밝혔다.
이에 장동민은 박지윤의 성격을 몸으로 재현하며 "매니저들 여럿 관둔 거 아니냐?"고 농담을 했고, 이에 윤종신은 "고향에 내려간 친구도 있다"고 농담했다.
박지윤은 "회사가 입금만 제대로 해주면 좋겠다"는 말로 갑을 공격(?)했다. 박지윤은 "그 말은 회사에 대한 기대가 없다는 뜻이다. 사실 내가 잘되고 못되고는 내 역량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에 윤종신은 "우리 회사 모토가 '모르게 일하자'다"고 변명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지윤은 "내 일을 내 자신보다 잘 아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내가 항상 매니저들보다 한 발 앞서 가는 것 같다. 나는 내 나름의 삼진아웃제가 있다. 매니저가 똑같은 실수를 한두번 하면 봐준다. 하지만 세번째는 사장한테 직접 전화를 한다. 한번은 열받은 적이 있어 내가 회사 옮기겠다고 윤종신씨한테 전화한 적 있다. 만나서 잘 풀긴 했지만, 그 뒤로 윤종신씨가 나를 어려워하는 것 같다"고 솔직한 이야기들을 했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저렇게까지 다 말해도 되나' 일차적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저런 이야기를 솔직하게 할 수 있을 정도로 두 사람은 각자의 스타일을 잘 알고 있고 존중해주고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 참 바람직한 갑과 을이 아닌가 싶었다. 웃음 속에 서로의 진심을 알 수 있었던 시간, 그들의 대담은 보는 시청자들의 재미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윤종신과 박지윤이 앞으로 서로의 관계를 발전시켜나가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았다.
bonbon@osen.co.kr
'속사정쌀롱'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