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의 개막전 주전 유격수는 아직 누구도 모르는 상황이다.
염경엽 감독은 내야수 윤석민에게 "우선권을 주겠다"고 밝혔지만 그 우선권은 시범경기까지. 그때까지 윤석민이 염 감독 기대의 70%는 성장해야 개막전에 내보내겠다는 것이 염 감독의 계산이다. 선수를 키우기 위해서는 믿고 맡겨야 하는 점도 있지만 "시즌은 무조건 이기는 경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 염 감독의 생각.
윤석민 뒤를 2년차 김하성이 바짝 따라붙고 있다. 넥센 코칭스태프는 윤석민보다는 유격수 경험이 있는 김하성을 수비 중심의 경기에 내보낼 계획을 갖고 있다. 강정호가 떠난 뒤 아직 베일에 싸여 있는 유격수 자리. 그 자리를 비워놓고 선수들을 경쟁시킬 수 있는 것은 2루수 서건창이 있기 때문이다.

야구 포지션 중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곳이 없지만 가장 많은 타구가 가는 곳은 바로 2루수와 유격수 쪽. 그래서 '키스톤 콤비'라고 부르는 이 두 포지션의 관계는 긴밀해야 한다. 지난해까지 넥센이 마음 편히 수비를 볼 수 있었던 것도 고교 선후배 사이의 절친 강정호와 서건창이라는 리그 최고 수준의 키스톤 콤비가 있기 때문이었다.
서건창은 2012년 수비 때문에 주전 기회를 놓칠 뻔 했던 일이 무색하게 매년 느는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말 시즌 200안타라는 대기록을 앞두고 온 신경이 예민할 때에도 수비 때는 그 생각을 버리고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이제는 공격을 넘어 리그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2루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까지는 강정호를 따랐다면 이제는 앞장서서 팀 플레이를 이끌어야 하는 역할을 맡았다.
서건창은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 비어있는 유격수 자리에 대해 "가장 근접하고 호흡을 중요시하는 포지션이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캠프 시작하면서부터 손발 맞추면서 해야 할 것 같다. 정해진 선수가 아니라 여러 선수와 하기 때문에 내 자신이 더 잘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내가 누가 되지 않아야 한다"며 팀에 대한 책임감을 드러냈다.
홍원기 넥센 수비코치는 "건창이의 수비 실력은 이제 많이 늘었지만 병살 때 포구에서 송구까지가 조금 더 빨라진다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애제자에게 조언했다. 타격도 중요하지만 야구의 기본은 수비라고 강조하는 서건창이 있기에 베일 속에 가려진 넥센 키스톤 콤비를 믿고 지켜봐도 될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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