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함과 희망’ 박철우의 땀 만든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2.09 15: 16

언제 야구를 그만둬야 할지 모르는 신세다. 절박함이 있다. 한편으로는 언젠가는 1군에 진입해 자신의 이름을 떨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있다. 박철우(24, SK)의 땀에는 그 절박함과 희망이 모두 녹아있다. 반드시 실력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로 2015년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SK 퓨처스팀(2군)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인 선수 중 하나는 박철우였다. 신고선수로 입단, 그 전까지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박철우는 지난해 2군에서 85경기에 나서며 입지를 다졌다. 아직 그 발걸음이 원대한 것은 아니지만 한 단계씩 과정을 밟아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2014년은 박철우의 야구 인생에서 나름대로의 중요성을 갖는 시기였다.
박철우는 “초반에는 백업 선수였다. 그런데 박경완 감독님이 계속 경기에 내보내주셨다. 기회가 왔고 그 후로는 풀타임을 뛰었다”라고 떠올렸다. 박 감독도 박철우의 근성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그 상승세를 바탕으로 팀의 가고시마 마무리훈련까지 참여했다. 박철우에게는 신세계였다. 박철우는 “가고시마에 가서 1군 선수들이 야구를 하는 것을 봤다. 선수들의 실력이 높더라. 내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떠올렸다.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확실한 동기부여가 됐다.

서서히 1군을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아직 그 목표를 잡은 것은 아니다. 플로리다 전지훈련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이 이를 상징한다. 경쟁이 워낙 치열해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박철우도 이를 잘 알고 있다. “내야에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다”라고 현실을 인식했다. 그래서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경쟁력을 다진다는 생각이다. 2군 선수가 1군 진입을 이루기 위한 필수 조건이기도 하다.
수비는 자신이 있다. 박철우는 “대학교 2학년 때까지는 던지는 것부터 시작해 기본기를 다 고쳤다. 아마추어 때부터 많은 신경을 썼다”고 말한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었던 것도 세이케 신임 2군 감독 밑에서 다른 스타일의 새로운 것을 배우겠다며 의지를 다지고 있다. 타격은 보완해야 할 점이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는 타율이 2할5푼4리에 머물렀다. 박철우는 “강혁 코치님이 지도해주신다. 많이 먹고 힘을 기르고 있다.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어찌보면 절박한 신세다. 박철우도 이를 부인하지는 않는다. 박철우는 “대학 때는 어쨌든 졸업은 할 수 있었다. 확정된 것이었다. 하지만 여기서는 못하면 바로 그만둬야 한다. 그런 일이 오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1군에 올라가는 시점이 늦으면 늦을수록 그런 압박감은 더 커질 것이다. 그래서 올해가 중요하다. 실력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
박철우는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만둘 때 그만두더라도 확실하게 내 실력을 보여주고 싶다”라면서 “그래서 아마추어 때보다 마음은 무겁지만 간절함이 생겼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행히 김용희 감독의 평가는 좋다. 가고미사 마무리캠프 당시 이진석 박철우 등 2군 야수들을 유심히 살펴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한 번쯤 기회는 온다는 의미다. 박철우가 그 기회를 잡기 위해 오늘도 강화도의 칼바람을 버텨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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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외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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