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부터 성격까지, 전혀 다른 두 남자의 특별한 우정은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지난 2012년 개봉한 프랑스 영화 '언터처블:1%의 우정'이다. 이 작품은 프랑스에서 큰 인기를 끈 데 이어 국내에서도 170만 명을 넘게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흥행 주역인 올리비에르 나카체와 에릭 토레다노 감독, 배우 오마 사이가 다시 뭉쳤다. 영화 '웰컴 삼바'(수입 블루미지)다.
9일 언론시사를 통해 베일을 벗은 '웰컴 삼바'는 웃음과 감동이 어우러진 따뜻한 드라마다. '언터처블'처럼 극명히 대비되는 두 캐릭터를 내세웠다. 매사 긍정적인 불법 거주자 삼바(오마 사이)와 걱정 많은 커리어우먼 앨리스(샤를로뜨 갱스부르)다. 두 사람은 불법거주자 지원센터에서 불법거주자와 자원봉사자로 만난다. 공통점은 없는 두 사람이지만, 서로에게 편안함을 느끼는 자신을 발견하며 친구 이상의 관계로 발전한다.
배경은 프랑스이지만, 기본적인 정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삶은 고단하다. 삼바는 유쾌한 캐릭터로 그려지지만 그를 둘러싼 환경은 만만치 않다. 그는 세네갈에 있는 가족을 위해 갖은 고생을 하고, 가짜 신분증으로 이름과 외모를 바꾸며 하루살이 삶을 살아간다. 성공한 커리어우먼 앨리스는 엄청난 양의 업무에 시달리다 신경쇠약증에 걸린 상태다. 늘 넋이 나간 얼굴에 신경안정제와 수면제를 달고 산다.


그렇다고 마냥 우울하진 않다. 유머가 적재적소에서 등장한다. 힘겨운 삶을 버티게 해주는 인물들의 농담, 윌슨(타하르 라힘), 마누(이지아 이즐랭) 등 개성 강한 주변들의 에피소드나 다양한 사연이 어우러지는 이민자 센터의 풍경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영화는 델핀 쿨랭의 소설 '프랑스를 위한 삼바'를 원작으로 했다. 작가가 직접 불법거주자 지원센터에서 겪은 실화를 바탕으로 소설이다.
배우들을 지켜보는 즐거움도 있다. 오마 사이와 샤를로뜨 갱스부르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배우들이다. 오마 사이는 능청스러움과 진솔함을 오가며 점점 압박이 심해져 가는 인물의 복잡한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샤를로또 갱스부르는 여전한 미모를 자랑한다. 지원센터 파티에서 구두를 벗고 춤추는 장면은 조금씩 삶의 생기를 되찾는 앨리스의 변화를 담아내는 장면으로,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다.
'웰컴 삼바'는 불법거주자와 불안이란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마지막까지 희망을 놓지 않는다. 각박한 인생은 계속되지만, 서로 간의 유대는 위로가 된다.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늦겨울을 따뜻하게 만들어줄 작품이다.
18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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