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환의 사심인터뷰②] 김세희, “여자친구 같은 아나운서 되고 싶어요”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02.10 06: 46

산적 같은 남자들의 인터뷰는 가라. 100% 사심을 담아 여신들만 찾아가는 사심인터뷰. 이번 시간에는 ‘갓세희’로 불리며 스포츠현장을 평정한 김세희(26, SBS스포츠) 아나운서를 만났다. 예쁘고 착한데 스포츠까지 좋아하는 여자. 이런 여자 또 없다.
OSEN: 어렸을 때 좋아했던 선수가 있었다면?
김세희: 매번 바뀌어요. 못하는 팀도 막 응원하고. 스포츠는 그 때 마다 달랐어요. 대표적으로 한 명을 꼽자면 인터뷰를 많이 다니다보니 박석민 선수가 되게 살갑고  모든 사람들한테 잘해주세요. 인터뷰할 때 홍삼도 주시고 인간적으로 감사한 분이에요. 처음 인터뷰하면서 떨릴 때 편하게 해주시고. 아무래도 호의적으로 인터뷰해주는 선수들은 한번 더 응원하게 되더라구요.

OSEN: 어느 팀을 좋아하세요?
김세희: 마음이 가는 팀이 생길 때도 있지만 객관성을 유지하려고해요. 딱히 없네요.
OSEN: 공사 과를 철저히 구분하시는군요?
김세희: 당연하죠. 하하. 오히려 선배님들이 좋아하는 특정 팀을 좀 만들어라 하세요. 그래야 애정이 생긴다고 하시는데. 그래도 전 스포츠 자체에 애정이 있으니까요. 만들어야 되나?
OSEN: 며칠 전에 김선형 선수 인터뷰 하시는 걸 보니까 눈에 하트가 ‘뿅뿅’ 나오던데요? 굉장히 행복해하시던데?
김세희: 그랬나요? 팬들이 그렇게 보셨대요? 경기를 보다보면 제가 더 신나는 경우가 많아요. 피곤하다가도 제가 신나서 그렇게 보였나 봐요.
OSEN: 박상오랑 인터뷰 할 때와는 사뭇 다르던데?
김세희: 에이. 박상오 선수는 인터뷰 한 적이 없어요. 하하. 그날은 되게 신났던 것 같아요. 게임도 신나고 인터뷰 하다보면 또 선수들이 존경스러울 때가 있어요. 프로들이잖아요? 바로 옆에서 땀 흘릴 때 ‘정말 열심히 뛰었구나! 당신 MVP 받을 만하다’ 그런 마음으로 하다 보니 그런 것 같아요.
OSEN: 농구 사이드라인 리포터가 참 정신이 없죠?
김세희: 정신이 없어서 좋죠. 이중적인 매력이랄까요?
OSEN: 돌발상황도 많았죠?
김세희: 얼마 전에 포웰 선수 인터뷰를 하기로 했는데 갑자기 정영삼 선수가 왔어요. ‘바뀌었나?’ 해서 ‘그냥 해야 겠다’ 했는데 잘못 찾아오셨더라고요. 그래서 포웰 선수로 다시 바꿨죠. 큰일 날 뻔했어요.
입사 초에 처음 인터뷰 할 때 서너 명 인터뷰를 했는데 첫 방송이 김선형 선수였고, 그 다음 정영삼, 차바위 선수를 했어요. 정영삼 선수 인터뷰 영상을 미리 봤는데 생각보다 더 잘해주셔서 고마웠어요. 단답형으로 대답해도 열심히 풀어주려는 선수가 있어요. 그래서 고맙죠.
OSEN: 매일 인터뷰를 하다가 인터뷰를 당해보니 어떤가요?
김세희: 떨리네요. 하하.
OSEN: 선수들 심정을 좀 알 것 같죠?
김세희: 네, 그런 것 같아요.
OSEN: 농구 되게 어렵죠? 어떤 점이 어려워요?
김세희: 인터뷰 할 때죠. 규칙도 어려워요. 상황이 빠르잖아요. 잠깐 한 눈 팔면 갑자기 자유투 쏘고 있어요. 긴장을 놓을 수 없어요. 그래서 쉬는시간마다 해설위원님을 괴롭혀요. 우지원 위원님이 제 멘토에요.
OSEN: 저한테도 좀 물어봐주세요. 김선신 아나운서도 신인 때 제가 많이 도와줬어요. ㅎㅎ
김세희: 그래요? 중계할 때 가까이에 좀 계세요.
OSEN: 선배 정우영 아나운서가 많이 도와주나요?
김세희: 많이 도와주시죠. 멘토 수준이죠. 옆에서 코치를 해주세요. 많이 놀리시기도 하지만 재밌어요.
OSEN: 정우영 아나운서가 자기가 본 3년차 아나운서 중 김세희 아나운서가 제일 잘한다고 했어요.
김세희: 정말요? 호호. 우영 선배가 많이 챙겨주세요. 방송 처음 할 때 자신감이 없을 때가 있었는데 그 때 우영 선배가 한마디 촌철살인으로 임팩트를 주셨어요. 질문이 좀 반복된다고 여쭤봤더니 책을 하나 추천해주셨어요. ‘깊이에의 강요’라는 책을 읽어보라고 주셨어요. ‘네가 하고 싶은 방송을 해. 넌 방송이 체질이니까 네 성격대로 해’라고 하셨어요. 그 때부터 전환점이 됐어요.
OSEN: 요즘에 여자 스포츠 아나운서가 정말 많잖아요? 정인영 아나운서는 큰 키, 신아영 아나운서는 유창한 영어실력 등 다들 자기만의 특징이 있는 것 같아요. 김세희 아나운서만의 경쟁력은 뭘까요?
김세희: 이거는 제가 판단하기보다 주변 이야기로 생각을 많이 해요.
OSEN: 그래요. 자기 입으로 자랑하기는 좀 그렇죠?
김세희: 하하. 선배님들이 편하게 생각해주시는 것 같아요. 밝게 웃는 게 보기 좋대요. 그래서 여동생 같다고 느끼시나 봐요 제가 오면 밝은 분위기가 넘실댄다고 얘기해 주시더라구요.
OSEN: 제가 봐도 초면이지만 뭔가 무장해제가 되는 느낌이에요. SNS를 하는 걸 보니까 위원님들이 아저씨들인데 다 아빠미소를 짓고 있더라고요?
김세희: 아까도 사무실에서 셀카봉을 들고 사진 찍고 그랬어요.
OSEN: 해설위원분들이 정말 여동생처럼 보시는 것 같아요. 직접 보니까 왜 그런지 알겠네요. 하하하.
김세희: 감사합니다.
OSEN: 여자 아나운서들끼리 친분도 많다고 들었어요. 친하게 지내는 선배? 많이 도와주는 선배?
김세희: 회사에 있을 땐 지현 선배가 커피 사주면서 이런저런 얘기도 많이 해줬어요. 선신언니랑도 연락하고 지내구요. 우리 회사도 친하지만 시간이 잘 안 맞아요. 내가 일하면 이 분은 쉬고 그런 경우가 많아요. 물론 회사에 나오면 보죠. 제일 친한 건 XTM 연상은 아나운서예요. 이런 저런 얘기도 많이 하죠.
OSEN: 아나운서로서 더 발전해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요? 
김세희: 음. 어려운 질문이네요. 아나운서로 발전하려면 말이라는 게 겉만 번지르르해서 뜬구름 잡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스포츠는 전문분야잖아요? 아나운서로서의 기본 소양을 좋게 보셔서 절 뽑아주셨는데, 이제는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종목에 대한 이해도를 넓히고, 많이 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김선형 선수 인터뷰할 때 눈에서 하트가 나왔다고 했잖아요? 그렇게 스포츠를 더 좋아하는 마음을 키우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OSEN: 사실 기자들도 관심 없는 종목이 있거든요. 좋아하는 종목이랑 기사 질이 차이가 많이 나요. 그 마음이 뭔지 알 것 같네요. 
김세희: 그쵸?
OSEN: “마치 경기장에 함께 온 여자친구 같은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는 각오가 인상적이었어요. 저도 여자친구랑 스포츠 보는 게 소원이거든요?
 
김세희: 그만큼 편하게 같이 즐기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영혼을 담은 방송을 하기 위해서는 제가 같이 보는 것처럼 해야죠.
OSEN: 상당히 전략적인 것 같은데요? 하하. 왜냐하면 ‘아프리카’에서 세희 씨를 정말 여자친구로 생각하면서 보는 사람이 많거든요?
김세희: 여자에게는 같이 보는 친구가 되고 싶죠. 처음 입사했을 때 ‘난 아나운서니까’하면서 너무 딱딱하게 했어요. 선수들도 경직되고 저도 국어책을 읽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성격대로 신나게 했는데 좋게 봐주시나봐요. 
3편에서는 ‘국민대 수지’ 김세희 아나운서의 학창시절이 공개됩니다.
jasonseo34@osen.co.kr
박준형 기자 soul101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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