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업’ 실전 적용에 대한 감독들의 현장 반응은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5.02.10 05: 59

KBO가 2015시즌부터 강화해서 적용키로 한 ‘스피드 업’ 조항에 대해 현장에서 ‘긍정 반, 부정 반’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글렌데일에 위치한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구단 스프링 캠프 경기장에서 가진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와의 연습경기에서는 재미난 장면이 나와 관중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날 경기는 KBO 심판위원들이 평소 시즌 경기처럼 진행하는 가운데 LG 타자 김용의가 타석에서 볼카운트 2-2에서 갑작스럽게 아웃 판정을 받아 관중들을 의아하게 했다. 김용의가 아웃 판정을 받게 된 것은 올 시즌부터 ‘타석에서 두 발이 완전하게 벗어나면 스트라이크를 선언한다’는 스피드 업 조항의 적용을 받아 투수의 투구가 없어도 심판이 스트라이크를 선언하고 아웃 판정을 내린 것이다. 이런 사안을 모르는 관중들은 ‘왜 아웃이지’라는 궁금증을 갖게 된 것이다.

사실 이런 상황은 애리조나에서 스프링 트레이닝을 갖고 있는 5개 구단(NC, LG, 롯데, 두산, 넥센) 감독들이 경기 전 가진 미팅에서 예견됐다. 감독들은 KBO 심판진으로부터 ‘스피드 업’ 적용 조항들에 대해 전해들은 뒤 “양발이 모두 타석을 벗어나면 스트라이크를 적용하는 이 조항은 무리가 있다. 일정기간 적응기가 필요하다. 긴박한 경기 상황에서 타자가 습관적인 행동으로 투 스크라이크 이 후 아웃판정을 받게 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투 스트라이크 이후 타석을 벗어났다고 아웃이 되는 것은 ‘야구’가 아니다. 1차 경고를 주는 등 이 조항은 좀 더 보완을 해야 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감독들은 일단 올 시범경기까지는 선수들에게 스피드 업 조항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적용을 해본 뒤 의견을 모아 KBO에 전달하기로 했다.
하지만 5개 구단 감독들이 하나같이 지지한 조항도 있다. 볼넷이나 몸에 맞는 볼을 맞은 후 선수들이 1루까지 빨리 나가게 만든 조항(프로텍트 등은 1루에서 벗어 코치에게 전달한다)은 환영했다. 이전까지 일부 선수는 볼넷을 얻은 후 프로텍터 등 보호대를 타석에서 다 벗은 후 천천히 1루로 걸어나가곤 해 경기 시간이 늘어지게 했다. 심한 경우는 볼넷 후 1루까지 나가는 시간이 무려 1분 30초나 되는 선수도 있었다고. 1루로 천천히 가는 것은 경기시간 지연으로 관중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것이 대부분 야구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그리고 높아진 스트라이크 존에 대해 감독들은 빠른 경기 진행과 함께 심각한 ‘타고투저’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좋다는 반응들이었다. 심판들이 스트라이크존을 넓게 보면 투수들을 보호하고 타자들의 빠른 공격을 유도할 수 있다는 의견들이었다.
이날 연습경기부터 KBO 심판진은 높아진 스트라이크 존을 적용했다. LG 전력분석요원들에 따르면 지난 시즌 같으면 볼로 판정났을 공이 스트라이크가 된 것이 꽤 있었다는 평이다.
전날(8일) NC 다이노스의 자체평가전부터 판정을 본 KBO 심판진은 “NC 평가전서도 2번의 ‘타석 이탈 삼진 아웃’이 나왔는데 오늘(9일) 연습경기서도 생겼다. 아직까지는 선수들이 이 조항에 대해 충분한 숙지가 안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선수들의 빠른 적응을 주문하는 한편 좀 더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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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주에서 전훈중인 5개 구단 감독들이 9일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연습경기전 간단한 미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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