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리그 서부지구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크게 의식되지 않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전력이 급상승하면서 LA 다저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싸움에도 끼어들 수 있게 됐다.
샌디에이고의 전력보강은 제임스 실즈 영입으로 정점을 이뤘다. 미국 언론들은 지난 9일(한국시간) 양 측이 4년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몸값은 최대 7800만 달러다. 실즈는 당초 5년 이상의 계약기간과 총액 1억 달러 이상을 원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점점 가치가 하락했다. 이에 1년 계약을 맺고 다시 FA 대박을 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주어진 환경 안에서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한 샌디에이고를 택했다.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와 200이닝을 동시에 달성해낸 실즈의 합류로 샌디에이고의 선발진은 크게 강화됐다. 실즈는 최근 2년간 3.15, 3.2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27승 17패를 거두면서 455⅔이닝을 소화했다. 꾸준한 이닝이터의 모습이다.

실즈가 에이스로 버텨주고 지난해 타선 지원이 부족해 고전하면서도 각각 13승씩을 수확한 이안 케네디, 타이슨 로스에 부상만 없다면 정상급에 가까운 피칭을 보여주는 앤드류 캐시너 등이 있어 샌디에이고 선발진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이들 외에도 16경기에서 3.36의 평균자책점을 올렸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있다. 에릭 스털츠, 제시 한이 떠났지만 약해지지 않았다. 막강한 불펜은 지난 시즌에도 팀의 장점이었다.
타선 역시 활발한 트레이드를 통해 새롭게 태어났다. 맷 켐프, 윌 마이어스, 저스틴 업튼을 통해 외야는 세 자리 모두 새로운 얼굴로 채워졌다. 이들은 허약했던 타선을 바꿔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와 더불어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서 온 포수 데릭 노리스도 지난 시즌 아메리칸리그 올스타에 선정됐을 정도로 포지션 내에서는 타격이 준수한 편이다.
물론 변수는 많다. 하지만 이름 있는 선수들을 25인 로스터에 다수 넣은 샌디에이고가 분명 달라질 것이란 예상은 많다. 투수 친화적인 홈구장에 맞게 견고한 마운드를 가지고 있던 팀이 선발로 던질 수 있는 투수 2~3명을 잃은 대신 두 자릿수 승리가 보장된 투수 하나를 얻었다. 그리고 타선은 이런 투수들을 더 많이 지원해줄 수 있게 보강됐다. 특급 거포는 아니지만 많은 2루타를 양산할 ‘갭파워’가 있는 유형의 타자들은 펫코파크와도 잘 어울린다.
여기에 또 하나의 놀라운 소식이 있다. 현지 언론에 의하면 샌디에이고는 역대 최강의 쿠바산 괴물이라는 요안 몬카다와의 계약도 추진하고 있다. 몬카다까지 품에 안는다면 샌디에이고는 체이스 헤들리가 트레이드되고 에버스 카브레라가 논텐더로 풀린 뒤 약점이 된 포지션인 3루수, 유격수 중 한 자리를 강점으로 바꿀 수도 있다.
이러한 샌디에이고의 공격적인 변화는 기존의 방식에서 한계를 느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제 와일드카드 제도가 확대되어 적극적으로 선수를 영입하고 육성하며 운영하는 구단이 가을잔치에 나가 이익도 창출할 수 있는 것이 지금의 메이저리그다.
노선 변화를 외치는 샌디에이고의 행보는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에도 적잖은 부담이다. 클레이튼 커쇼-잭 그레인키-류현진의 막강한 3선발이 있는 다저스는 켐프, 핸리 라미레스 등이 빠진 타선과 불펜이 불안하다. 샌프란시스코는 많은 이닝을 던진 매디슨 범가너의 건강과 팀 허드슨의 나이, 팀 린스컴과 맷 케인의 부활 여부 등 불확실한 요소가 많고 파블로 산도발의 공백도 메워야 한다. 샌디에이고의 약진은 이들의 불안과 맞물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를 더욱 혼전에 빠뜨리고 있다.
nick@osen.co.kr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