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여서 갑론을박 불꽃튀는 토론만 하는 줄 알았는데, 방송 뒤에서는 이렇게 진한 우정을 키우고 있었다니. 피부색도 말도 다른 사람들이 쉽게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방송 뒤에서 사나이들의 우정은 깊어만 가고 있었다.
JTBC '비정상회담'은 12개국의 청년들이 모여 한가지 주제를 놓고 심도 깊은 토론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9일 방송에서는 거짓말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거짓말이 꼭 나쁘기만 한 것인지, 아니면 선의의 거짓말은 우리 삶에 꼭 필요한 것인지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오갔다.
이날 제작진은 깜짝 이벤트로 '몰래 카메라'를 준비했다. 어려움에 처한 줄리안이 장위안, 전현무, 알베르토에게 돈을 빌리는 내용이었고, 장위안, 전현무, 알베르토를 모두 속이는 '몰카'였다.

이날 줄리안은 세 명을 속이는 데 성공한다. 처음에 전화로 백만원을 빌렸던 줄리안은 더 힘들어졌다며 친구들을 따로 만나 돈을 또 빌린다. 장위안과 알베르토는 사기라도 당한 거 아니냐며 줄리안을 진심으로 걱정했고, 줄리안은 갑자기 오열하며 자신의 처지가 힘들다는 것을 몸소 보여줬다. 장위안과 알베르토는 당황하며 줄리안을 달랬다.
전현무 역시 줄리안을 걱정했다. 줄리안이 전현무와 만난 자리에서 험악한 전화를 받는 척 연기하자, 안절부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줄리안은 예상치도 못했던 폭풍 연기로 '몰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후 이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는 것을 안 세 사람은 허탈해 했다. 특히 장위안은 '폭풍분노'를 쏟아내기도 했다. 장위안의 분노는 그만큼 줄리안을 걱정하고 있었다는 반증이었다. 세 사람은 줄리안을 만난 이후에도 계속 문자를 보내며, 문제가 있으면 같이 해결하자는 뜻을 전했다. 알베르토는 사기를 친 사람을 직접 만나고 싶어했고, 전현무 역시 어떤 일을 시작할 때는 나와 꼭 상의하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방송에서만 친한 척하는 스타들이 많다. 하지만 이들의 우정은 진짜였다. 이번 해프닝은 '비정상회담' 친구들의 진심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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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회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