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에서 가장 진입 장벽이 높은 포지션이라면 1루수일 것이다.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가 주전으로 고정돼 있고, 주전급 조영훈이 백업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지명타자 자리에는 리더 이호준이 있다. 여기에 도전장을 던진 이가 바로 2군 홈런왕 조평호(30)다.
조평호는 미국 애리조나 투산에 차려진 NC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특히 첫 대외 경기였던 9일(이하 한국시간)와 연습경기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 좌월 스리런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NC의 9-7 승리를 견인했다.
지난 4일 자체 청백전에서도 좌월 투런 홈런을 터뜨렸던 조평호는 스프링캠프 6차례 연습경기에 모두 나와 17타수 6안타 타율 3할5푼3리 2홈런 6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1군 진입을 위해 캠프 연습경기부터 바짝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김경문 감독에게 어필 중이다.

사실 조평호는 2군 퓨처스리그에서는 더 이상 이룰 것이 없는 선수다. 지난해 2군 85경기에서 타율 3할3푼8리 101안타 11홈런 62타점 11도루를 기록했다. 남부리그 홈런 공동 1위, 타율 3위, 타점 2위, 장타율 1위(.569), 출루율2위(.420)로 정상급 성적을 냈다.
그러나 1군에서는 2경기에 나와 2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것이 전부였다. 테임즈-조영훈이 1루를 맡고 있는 상황에서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지명타자 자리도 이호준이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같은 오른손 거포 유형의 조평호에게 1군은 바늘구멍과 같았다.
하지만 2군에만 머무르고 싶어하는 선수는 없다. 테임즈·조영훈이 모두 왼손 타자라는 점에서 오른손 조평호의 희소가치가 있다. 우리나이 마흔의 노장이 된 이호준의 지명타자 다음 세대를 생각한다면 조평호도 이제는 뭔가를 보여줘야 할 시기가 됐다.
조평호는 LG와 연습경기를 마친 이후 "컨디션이 좋았다. 마침 노리고 있던 공이 와 홈런을 칠 수 있었다"며 "만족하지 않고 더욱 더 배트를 돌리겠다"고 다짐했다. 조평호가 바늘구멍 같은 1루수·지명타자 진입장벽을 뚫고 1군 자리를 꿰찰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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