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의 KIA 저평가, 독이 아닌 명약이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5.02.10 13: 01

"우리가 약하다고요?".
야구전문가들의 말을 빌자면 올해 KIA의 예상 성적은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니다. 2011년 4위를 차지한 이후 3년 동안 5위-8위-8위에 그쳤다. 김선빈과 안치홍 입대, 송은범 이적 등으로 인해 투수력과 공격력 모두 강팀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도 상위권 보다는 하위권, 심지어 신생팀 kt와 꼴찌 경쟁을 할 것이라는 평가를 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오키나와에서 만난 KIA 선수들은 생각이 다르다.
김기태 감독은 오키나와 전훈지에서 기자들을 만나면 "올해 KIA에 대한 외부평가들이 어때요?"라며 몇번이나 묻는다. "하위권으로 분류되고 있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아, 그래요"라고 답한다. 얼굴표정을 보면 외부의 평가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감독으로 당연한 모습이지만 이것은 선수들도 마찬가지이다. 

최고령 선수 최영필은 "아무래도 김선빈과 안치홍이의 빈자리가 큰데다 투수력까지 감안해 하위권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그러나 개인적으로 생각하면 작년보다는 나을 것 같다. 부상 선수들 복귀하고 부진했던 선수들도 돌아오고 있어 여러가지 점에서 작년에 빠진 전력이 추가되고 있다"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최희섭이 복귀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고 괌에서는 곽정철, 한기주, 차명진 등 부상 투수들도 충실한 재활 훈련을 펼치고 있다. 특히 최희섭은 전지훈련에서 특유의 장타력을 보이면서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재활투수들은 전혀 전력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곽정철과 차명진은 페이스를 끌어올리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또 하나의 결정적 변수는 선수단 분위기가 달라진 점이다. 오키나와의 선수들의 모습이 예전같지 않다. 베테랑 선수들이 훈련을 이끌고 있고 젊은 후배들은 진심을 다해 강훈을 소화하고 있다. 그동안의 무기력과 패배 의식은 찾아 볼 수 없다. 주장 이범호는 "모두 즐겁게 야구하고 있다. 감독님이 선수들을 믿어주고 고참부터 신인까지 한마음으로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라면 이전보다는 분명히 좋은 성적을 올릴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변수는 외부 시선이 선수들의 자존심을 건들고 있다는 점이다. 즉, 하위권으로 분류되고 있다는 세간의 평가에 대한 반발심이다. 최고령 투수 최영필 투수는 " 이 같은 주위의 평가들이 선수들의 자존심을 건들고 있다. 오히려 그런 평가가 부담과 마음이 편해진 부분도 있다. 우리는 바닥을 쳤고 올라가는 일만 남았다는 마음이 강해지고 올해는 무언가 보여주겠다는 오기도 생긴다. 이것이 팀에게는 플러스 알파이자 큰 자극이 된다"고 밝혔다.
외부의 시선에 대한 강렬한 반발심으로 뭉쳐있다는 말이다. 이런 저평가가 독이 아니라 명약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물론 이같은 반발심은 실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최영필은 "이런 마음이 시즌 내내 이어져야 한다. 시즌을 펼치다보면 분명 어려운 고비들이 온다. 그때 한마음으로 뭉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저 말로만 반발력을 키우지 말자는 자기 주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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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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