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리우 올림픽에 도전하는 신태용호가 본격적으로 출항했다. 9일 감독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올림픽에 도전하는 신태용 감독에게는 2가지 부담이 있다.
신태용 감독은 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 2015 호주아시안컵까지 A대표팀 코치를 맡았던 그는 올림픽 팀의 지휘봉을 잡았던 이광종 감독이 급성 백혈병 증세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됨에 따라 새로운 감독으로 선임됐다. 신 감독은 취임일성으로 "슈틸리케 감독의 기조를 이어받아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해 임팩트 있는 팀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서 신태용 감독은 2명의 선배를 언급했다. 홍명보 전 국가대표팀 감독과 이광종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다. 2명은 모두 신 감독에게 선배. 신태용 감독에게는 부담과 잊지 못할 선배라고 강조했다.

▲ 홍명보의 동메달
2012 런던 올림픽서 홍명보 감독은 동메달을 획득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의리축구'논란으로 인해 최근 어려움이 따르고 있지만 홍 감독은 한국 축구에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동메달을 안겼다. 당시 홍명보 감독은 자신과 함께 자라온 선수들과 큰 성과를 얻어냈다.
신태용 감독은 "당시 홍명보 감독님이 메달을 땄었기 때문에 쉽지 않은 성과였다. 저 또한 예전에 '다음 올림픽 대표팀 감독 맡는 사람 힘들 것이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내가 될지 몰랐다"며 "일단 올림픽 진출 티켓을 따는데 초점을 둘 것이다. 본선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광종 감독도 부담이 컸지만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바탕으로 리우 올림픽 대표팀을 맡았다. 누가 맡더라도 독이든 성배와 같은 상황. 특히 신태용 감독도 조심스러운 반응을 나타냈다. 신 감독은 "2016년 목표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하지 않았다. 우선 본선 진출권을 따내는 것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일단, 3월 1차 관문을 잘 통과한 뒤 내년 최종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아직 본선에서의 성적에 대해서는 생각한 적이 없다"며 부담이 큰 모습을 나타냈다.
▲ 이광종을 위하여
이광종 감독은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내며 무명의 지도자에서 제도권으로 도약했다. 그러나 건강이 발목을 잡았다. 2000년부터 유소년 전임지도자 길을 걸어온 이광종 감독은 내년 올림픽에 나설 세대를 직접 길러내고 키워낸 장본인이다. 2009년 U-17 월드컵서 22년 만에 8강 진출을 이뤄낸 이광종호는 2013년 U-20 월드컵에서도 8강에 오르며 성공기를 이어갔다.
기대가 컸기 때문에 아쉬움도 굉장히 크다. 갑작스럽게 올림픽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신태용 감독도 부담이 크다. 신 감독은 "이광종 감독이 빨리 쾌유하셨으면 좋겠다. 이광종 감독이 거의 20년 동안 유소년을 키워냈다. 저보다 훨씬 많은 연륜을 갖고 있다"며 "이번 올림픽 팀은 이광종 감독이 좋은 결실을 맺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후배로서 이런 일이 생긴 것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축구팬들의 기대감이 높다. 무거운 마음도 어느 정도 있다. 우리가 좋은 성적을 내야 이광종 감독이 마음 편하게 병마와 싸운 뒤 이겨낼 것이라 본다.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신 감독은 기존의 코치진과 계속 동행할 예정이다. 이광종 감독의 색깔을 크게 바꾸지 않고 자신의 축구를 심겠다는 의지다. 선배에 대한 예우이자 한국 축구의 계단을 이어 가겠다는 의지다. 신태용호는 오는 3월 리우올림픽 예선을 겸해 치러지는 U-23 아시아 챔피언십 1차예선을 통해 첫 출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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