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명탐정2' 김명민 "오달수 덕에 막걸리 마스터" [인터뷰②]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5.02.10 10: 36

영화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감독 김석윤, 제작 청년필름, 이하 조선명탐정2)은 김민과 서필 콤비의 이야기다. 평소엔 빈틈 많지만 결정적인 순간 기지를 발휘하는 탐정 김민과 그런 김민을 충실하게 따르는 서필. 조선판 셜록과 왓슨이다. 추리극에 최적화된 친숙한 인물 구도기도 하다.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에 이어 4년 만에 2편이 나온 것도 두 캐릭터의 힘이다.
그만큼 '조선명탐정'은 연기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김명민과 오달수의 연기 합을 보는 즐거움이 크다. 대다수의 코미디 신이 두 사람의 몫이다. 만담하듯 대사를 주거니 받거니 하는데, 그들의 표정은 담담해도 보는 이의 입술은 씰룩인다. 대체적으로 사고뭉치인 김민과 투덜거리면서도 이를 수습하고 김민을 살피는 서필의 모습에선 브로맨스(브라더 로맨스)를 읽어낼 수도 있다.
이런 호흡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했다. 김명민은 웃으며 "같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진지하게 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같이 막걸리를 마시는 게 전부라고 했다. 평소 막걸리를 멀리하던 김명민이었지만, 팔도 막거리를 전부 꾀는 오달수와 어울리면서 막걸리를 좋아하게 됐다. 막걸리잔을 기울이면서 오가는 대부분 이야기는 '사는 이야기'였다. '선배'가 아닌 '형'이란 호칭에서 끈끈한 우정이 느껴졌다.

두 사람은 김민과 서필처럼 사적인 부분까지 속속 들이 아는 관계라고 했다. 오달수의 비밀을 말해달라고 하자 잠시 고민하더니 "실은 '상남자'다"라고 말했다. 이어 "겉으로 보면 숫기 없고 수줍음 많아 보이지 않나.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눈을 가지고 있지만 진짜 남자다"고 설명했다. 그는 "달수 형에게 멜로 드라마에서 시한부 마초 역을 해보라고 권했는데 고개를 끄덕였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유쾌함. 김명민과 극중 캐릭터 김민의 공통점이었다. 그동안 의사, 변호사, 지휘자 등 진중한 캐릭터를 주로 맡아 철두철미해 보이는 김명민이었다. 연기에 대해선 누구보다 꼼꼼한 그였지만, 실생활에선 그렇지 않았다. 김명민은 "스스로 잘 모르겠지만"이란 단서를 단 후 "친한 주변 사람들말로는 그동안 맡은 역할 중 김민이 실제 모습과 가장 닮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캐릭터에 대한 김명민의 집요함은 잘 알려져 있다. 주어진 캐릭터의 직업을 깊게 파고든다는 김명민은 "그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하는데, 그래야 캐릭터가 완성체가 된다"고 말했다. 의사를 연기할 땐 의학서적를 끼고 살았고, 지휘자로 분하면 악보를 통째로 외워버렸다. 그렇게 수술 과정을 이해했고, 실제로 클래식을 좋아하게 됐다. 그것이 그의 방식이자, '영업비밀'이었다.
"'조선명탐정'의 경우 1편을 준비할 때는 김민의 모티브인 다산 정약용에서 시작했다. '목민심서' 등 정약용에 대한 모든 것을 파기 시작했다. 실존인물과 허구의 인물은 표현에 차이가 있는데, 김민은 허구의 인물에 가까웠다. 외양적인 말투는 '아이언맨' 시리즈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애니메이션 '달려라 하니'의 홍두깨 선생을 연구했다. 이번에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 1편을 수차례 보며 캐릭터의 연속성을 고민했다."
액션부터 멜로까지. 이미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섭렵한 그였지만, 희망하는 캐릭터가 있었다. 바로 다중인격이었다. 방영 중인 MBC 수목드라마 '킬미힐미'와 '하이드 지킬, 나'를 언급하자 고개를 저으며 "태생부터 다중인격으로 태어나서 끔찍한 일들을 아무렇지 않게 벌이면서 해맑게 사는 역"이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비슷한 캐릭터를 접할 기회가 있었으나 프로젝트가 도중에 중단됐다고 덧붙였다.
차기작은 3월 크랭크인 하는 영화 '판도라'다. 영화 '연가시'를 만든 박정우 감독의 신작으로, 갑자기 닥쳐온 대재난을 막아내려는 국민들과 대통령의 모습을 그린다. 김명민은 대재난에 맞서는 대한민국 대통령 역으로 특별출연한다. 이번에는 대통령이란 직업을 어떻게 해부하고 조립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물론 오는 11일 개봉하는 '조선명탐정2'를 통해 명탐정 김민부터 4년 만에 만나볼 일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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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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