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원-백인식, 플로리다 뒤흔든 희망 찬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2.10 15: 50

시작부터 치고 나가고 있다. 플로리다에서 가장 좋은 페이스를 과시하며 코칭스태프의 눈을 사로잡았다. SK의 투·타 기대주인 이재원(27)과 백인식(28)이 힘찬 2015년을 열어젖혔다. 두 선수가 기대대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면 SK도 대권에 도전할 만한 전력을 갖출 수 있다.
지난달 15일부터 미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히스토릭 다저타운에서 1차 전지훈련에 임한 SK는 10일 플로리다 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국한다. 성과는 만족스럽다. 선수단이 멀리 내다보며 차분하게 움직였다. 그렇다고 해서 대충 훈련한 것은 아니다. 경쟁의식을 느낀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훈련량을 엄청나게 늘리며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의 무한경쟁을 예고했다. 김용희 감독도 “선수 전원이 체력을 많이 끌어올렸다. 자발적인 체력단련이 이번 캠프에서 가장 큰 수확이라고 본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돋보인 선수는 이재원과 백인식이었다. 이재원은 자체 홍백전에서 두 차례나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이맘 때는 전체적으로 투수들의 컨디션이 좀 더 좋을 때다. 타자들은 빠른 공이 눈에 익는 데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이재원은 그런 이론을 아랑곳하지 않은 대표적인 타자였다. 마운드에서는 단연 백인식이었다. 최고 147㎞의 빠른 공을 던지며 관계자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김용희 감독이 뽑은 캠프 투수 최우수선수(MVP)도 백인식이었다.

06학번 동기인 두 선수는 지난 2년 동안 SK가 발견한 귀중한 수확이었다. 백인식은 2013년 19경기에서 5승5패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하며 단번에 선발진에 진입했다. 빠른 공을 던지는 사이드암이라는 희소가치까지 가지고 있었다. 이재원은 지난해 SK 최고 타자 중 하나였다. 전반기에는 타율 4할에 도전할 정도였고 3할3푼7리로 시즌을 마감했다. 가지고 있던 잠재력이 터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항상 좋은 일만 있지는 않았다. 백인식은 지난해 부상으로 몸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면서 부진했다. 이재원은 후반기에 기세가 꺾이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런 기억이 오히려 약이 됐다는 평가다. 이재원은 결혼 때문에 주위가 분주했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개인운동을 하며 올해를 별렀다. 백인식은 지난해 마무리캠프 당시 야쿠르트의 캠프에 합류해 하체 중심이동 등을 집중적으로 연마했다. 겨울에 흘린 땀이 초반 원동력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재원은 지명타자 및 포수로 활용될 전망이다. 타격에 전념하면서도 1주일에 1~2경기 정도는 마스크를 쓴다. 할 일이 많다. 백인식은 5선발 후보로 거론된다. 선발진에 사이드암이 하나 낀다면 구색이 좋아질 수 있다. 이재원은 “현재 컨디션은 70% 정도다. 오키나와 캠프에서 경기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지난해 아픔이 있는 백인식은 운동을 한 것이 아까워서라도 올해는 다시 날아오른다는 각오다. 이재원이 중심타선에서, 백인식이 선발진에서 확고한 중심을 잡는다면 SK의 전력도 빈틈을 지워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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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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