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지난 10일 방송된 KBS 2TV 드라마 ‘힐러’(극본 송지나 연출 이정섭, 김진우) 마지막 회에서는 끝까지 주인공들의 운명을 가늠할 수 없는 스토리를 선보이며 그간 긴장감을 잘 유지해온 ‘힐러’의 마무리다웠다는 평가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마지막 회에서의 남다른 긴장감을 예고한 제작진의 말처럼 이날 ‘힐러’의 마지막 회는 쉽사리 서정후(지창욱 분)와 채영신(박민영 분)의 앞날을 예측할 수 없었다.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가 보는 이들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들며 결말을 미궁 속으로 빠뜨린 것.

그 절정은 이들이 계획해 온 복수가 이뤄지는, 그리고 이들이 앞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만한 사건이 일어난 공항 장면이었다. 이날 정후는 어르신(최종원 분)을 무너뜨리기 위해 일부러 어르신 편에 붙는 척을 했다.
그리고 이를 이용해 문호(유지태 분)는 어르신을 무너뜨릴 수 있는 결정적인 제보자, 김재윤(전혜빈 분)을 어르신으로부터 빼돌릴 수 있었다. 그리고 재윤은 몰래 마련된 공간에서 영신의 부탁으로 어르신의 과거 부도덕한 행동을 폭로하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하지만 정후가 재윤을 밖으로 끌고 나갔고 재윤이 혼란한 틈을 타 도망치면서 일이 꼬였다. 재윤이 달려가는 곳에 재윤을 죽이려는 사람이 있었던 것. 이에 정후는 망설임 없이 총을 꺼내들었으나 엉뚱하게 윤동원(조한철 분)이 쏜 총에 정후가 맞아 쓰러지면서, 그리고 뉴스에서 정후의 사망을 보도하면서 드라마가 새드엔딩으로 끝나는 것 아닌가 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그러나 반전이 존재했다. 이 모든 것은 다 계획된 일이었던 것. 정후는 미리 피 주머니를 차고 있었고 총 소리와 함께 피 주머니를 터뜨렸다. 그리고 사망 보도가 이뤄진 사람은 정후가 아닌 다른 사람의 얼굴로 교묘하게 덮이며 정후에게 있었던 모든 혐의는 벗겨졌다.
그동안 ‘힐러’는 탄탄한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밤 심부름꾼이라는 소재로 시작한 ‘힐러’는 주인공들의 부모를 둘러싼 미스터리, 그리고 그 뒤에 존재하는 음모 등을 쫄깃쫄깃한 스토리로 엮어내며 보는 이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때문에 ‘한 번 보기 시작하면 끊을 수 없다’해서 팬들 사이에 ‘마약 같은 드라마’라는 애칭을 얻기도 한 ‘힐러’는 마지막까지 그 ‘마약 같은’ 매력을 잃지 않았다. 정후의 죽음을 둘러싼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가 한 몫 해냈다.
게다가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정후와 영신의 로맨스도 마지막까지 빛을 발했다. 범인들을 제압한 후 쿨하게 영신을 끌어안고 나가는 정후의 모습, 사랑하는 영신을 향한 메시지 등은 보는 이들의 흐뭇한 미소를 자아냈다.
또한 기자로서 자신의 삶을 새롭게 시작한 정후와 기자로서의 커리어를 충실히 쌓아가고 있는 영신의 달콤한 키스로 마무리한 ‘힐러’의 엔딩 장면 역시 더할 나위 없었다는 평이다.
한편 ‘힐러’의 후속으로는 뱀파이어 의사의 활약상과 멜로를 담은 판타지 메디컬 드라마 ‘블러드’가 오는 16일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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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