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민과 황정음은 정신병자와 사랑에 빠졌다. MBC ''킬미 힐미'와 SBS '하이드 지킬, 나'에서 다중인격을 가진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를 연기하고 있는 것. 비슷한 소재를 가진 두 드라마의 스토리와 다중인격을 연기하는 남자 배우들에게 모든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 사실. 하지만 여주인공에도 주목해봐야 한다. 충분히 매력적이고 사랑스럽다.
두 드라마를 두고 말들이 많았다. 다중인격이라는 소재 때문. '하이드 지킬, 나'의 원작인 '지킬박사는 하이드씨'의 이충호 작가가 '킬미 힐미'를 향해 표절이라는 주장을 펼치면서 한바탕 논란이 일기도 했다.
드라마 양 측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겠다"면서 아름답게 마무리 된 이후에는 줄곳 다중인격을 연기하는 배우 지성과 현빈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이에 상대적으로 한지민과 황정음에게는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이 사실이다.

이대로 묻히기에는 아쉽다. 두 여배우의 활약이 눈부시기 때문이다.
황정음은 시트콤을 방불케 하는 특유의 코믹하고 귀여운 매력으로 7개의 자아를 가진 지성과 로맨스를 펼친다. 마치 가장 사랑을 받았던 '지붕 뚫고 하이킥'의 정음을 보는 듯하다. 독특한 소재의 로맨틱 코미디인 만큼, 초반부터 시트콤을 못지않은 상황극들이 이어졌고, 순간순간 황정음의 기지가 빛났다.
밉지 않은 오버 액션 연기는 그의 무기. 평범할 수 있는 상황극을 시트콤 연기로 살려내며 상대 배우인 지성이 돋보이는데 서포트를 단단히 하고 있는 모양새다.
구서진, 로빈과 사랑에 빠진 한지민도 끝없는 매력을 선보인다. 발랄하고 당당한 서커스단장 장하나의 모습이 마치 한지민 본인인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자연스럽게 묻어난다.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까칠한 구서진과는 거침없이 당당한 모습으로 티격태격하며 코믹한 모습을 연출하다가도 로빈으로 변신한 현빈과 사랑을 나눌 때는 한없이 여성스럽다. 마치 장하나 마저 이중인격이 된 듯한 모습이다.
두 여배우의 대결구도도 볼만하다. '로코 퀸'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지민과 무섭게 치고 올라오며 '로코'계 최고의 자리를 넘보는 황정음. '킬미 힐미'가 종영까지 10회를 앞두고 이제 하프라인을 넘었고, '하이드 지킬, 나'가 본격적인 전개를 시작한 시점. 앞으로 펼쳐질 두 배우의 활약을 기대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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