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지성은 급기야 틴트를 완판시키는 완판남으로 등극했다. 지금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드라마 남자주인공이다.
MBC 수목드라마 '킬미 힐미'에서 차도현 혹은 신세기 혹은 안요나 등 7개의 인격으로 등장 중인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놀라운 팬덤을 소유하게 됐다. 마치 아이돌을 연상케하는 열기다. 올해 나이 39세, 누구나 다 아는 아름다운 여배우 이보영의 남편인 지성은 지금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1999년 SBS '카이스트'로 데뷔한 그는 사실 오래 전부터 스타였다. 그럼에도 불구, 지금처럼 뜨거운 인기를 누린 적은 없었다. 그는 여러 남자배우들 중 하나였고, 댄디한 외모에 연기를 꽤 잘하는 그런 배우였다. 많은 드라마에 주인공으로 출연했지만 상대적으로 평범한 필모그래피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지성의 인기는 아이돌 스타의 그것과 같다. 전작인 KBS 2TV '비밀'에서는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연기력을 널리 알렸다면, '킬미 힐미'에서는 그것을 기반으로 배우 본인이 매력을 더해가고 있기 때문. 7중인격에 걸맞게 다양한 캐릭터와 또 이에 맞는 지성의 놀라운 캐릭터 소화 능력이 지성을 '킬미 힐미'의 아이돌스타로 만들어주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그 인기의 독특한 행보다. 최근 지성은 핑크빛 교복을 입은 여고생 안요나의 인격으로 변신, 여주인공인 오리진(황정음 분)과 "야 이 기집애야"를 외치며 싸웠다. 그리고 진짜 여고생처럼 거울을 보며 입술에 틴트를 발랐는데, 이 틴트는 지성 덕분에 인기가 급상승하며 완판사태까지 불러왔다. 지금껏 그 어떤 드라마 남자 주인공에게선 볼 수 없던 현상이었다.
이 뿐 아니다. '킬미 힐미'의 팬들은 지성과 지성의 인기를 놓고 대치 중이다. 차도현이냐 혹은 신세기냐, 아니면 페리박, 안요나, 안요섭까지. 어떤 캐릭터의 지성이 더 매력있냐가 문제다. 워낙 천차만별인 캐릭터의 성격 탓에 팬들의 의견도 극명히 갈린다. 지성의 팬으로선 행복한 고민일 수밖에 없다.
참 신기한 일이다. 그는 내년이면 불혹이라는 마흔이다. 거기다 그의 아내의 얼굴을 누구다 다 알고 있다. 그런 배우에게 이 같은 열정적인 팬덤이 생기는 사례는 흔치 않다.
방송가에 따르면 지성이 '킬미 힐미' 출연을 결정한 시기는 첫 촬영이 있기 불과 한달 전이다. 그는 단시간 내에 7중인격이라는 어렵고도 어려운 인물에 몰입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기대 이상의 반응을 이끌어내며, 배우 개인으로서도 죄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그의 나이가 어떻든, 이미 품절된 지 오래이든 그런 것은 중요치 않다. 역시 배우는 연기로 말하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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