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윤경신이 강조한 4가지 키워드, "소통-단합-희생-열정"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2.11 13: 26

"소통, 단합, 희생, 열정."
대한핸드볼협회는 지난 6일 2016 리우올림픽에 대비한 남자 국가대표팀 선수들을 확정, 발표하며 새 대표팀을 이끌 사령탑으로 윤경신(42) 두산 감독을 선임했다. 윤 감독은 고려고등학교와 경희대학교를 졸업했고,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시작으로 2012 런던올림픽까지 총 5차례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남자 핸드볼 간판스타였다. 특히 독일 굼머스바흐와 함부르크를 거치며 분데스리가 리그 개인통산 최다골인 2905골을 기록하고 득점왕 타이틀도 8회나 달성하는 등 세계 핸드볼을 평정한 '살아있는 레전드'로 평가받았다. 윤 감독은 독일생활을 마무리하고 귀국한 지난 2008년부터 2011년 6월까지 두산에서 활약, 본인이 참가한 전 대회를 우승으로 이끌었으며 2013년부터 친정팀 두산의 사령탑을 맡고 있다.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윤 감독의 최우선 과제는 아시아 맹주 자리를 되찾는 것이다. 오일달러와 출중한 신체조건, 적극적인 용병 수입 등으로 기세를 올리고 있는 중동의 벽에 가로막혀 번번이 무릎을 꿇어왔던 남자 대표팀이었다. 이에 협회는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까지 임기 보장을 약속했다. 윤 감독의 뛰어난 실력과 세계무대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대한민국 남자핸드볼에 십분 적용해 줄 것을 주문한 것이기도 하다.

윤 감독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모처의 한 중식당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서 "많은 부담감을 갖고 감독이 됐다. 지도자로서 부족하고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슬기롭게 이겨나가는 게 중요하다"면서 "코칭스태프와 선수의 커뮤니케이션이과 단합, 희생, 열정이 필요하다. 왼쪽 가슴에 태극마크의 열정을 갖고 도전한다면 한국 남자 핸드볼이 더 높이 올라갈 것"이라고 취임 일성을 밝혔다.
윤 감독은 "중동 팀들의 전력이 유럽에 다가섰다. 동아시아에서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모두 힘든 시기다.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훈련과 경기에 임하느냐에 따라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선수들이 프로의식을 갖고 할 수 있도록 주문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동석한 대표팀 에이스인 정의경(30, 두산)은 "중동의 기세를 꺾기 위해서는 훈련 지시를 잘 따르고 호흡을 잘 맞춰서 함께 나아가야 한다. 준비는 돼 있다"면서 "중동 팀에 매번 뺏겼던 아시아 최강의 자리를 다시 찾아오는 그날까지 투혼을 발휘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대표팀 막내인 고교생 김연빈(18, 부천공고)은 "대표팀 막내이고 고등학생이니 삼촌(선배)들과 함께 패기있는 모습으로 훈련에 임하겠다.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다음은 윤경신 감독과의 일문일답.
-각오.
▲감독을 하면서 힘든시기가 분명 있겠지만 내가 가진 노하우를 통해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을 잘 이끌어가겠다.
-감독으로 6번째 올림픽에 나갈 수도 있는데.
▲감독으로 선임되면서 6번째 올림픽 출전을 준비 중이다. 11월에 리우올림픽예선이 있는데 확실히 준비해야 한다. 감독인 만큼 책임감을 갖고 6번째 올림픽에 도전하고 싶다.
-카타르 강세.
▲카타르를 이기기 위해 뚜렷하고 확실한 부분은 없다. 훈련량을 늘리고 한국의 장점인 스피드를 더욱 보강해야 한다. 매번 말했지만 피지컬을 키워야 한다. 카타르도 중동이지만 세계선수권 2위의 팀이기도 하다. 체력적인 부분을 보강해야 한다.
-축구의 이정협 같은 선수를 발굴하겠다고 했는데 김연빈을 뽑은 이유는.
▲김연빈은 이번 대표팀서 막내다. 나와 같은 왼손잡이다. 유망주이기 때문에 이 자리에 나와서 얼굴을 비추는 것이다. 정의경을 비롯해 유명한 선수들이 있지만 그들을 제외한 이들이 분명히 발굴돼야 한다. 대학생이나 고득학생이나 축구의 이정협 같은 선수를 발굴해야 한다. (국제대회가) 무섭다고 해서 노장들을 데리고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이제부터라도 어린 선수들을 데려가서 경기에 뛰게 해야 한다.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다. 부담이나 각오는.
▲부담은 지금 이 순간부터 있지만 이를 깨고 싶다. 축구에서도 홍명보 감독 등 유능한 스타가 감독이 되면서 힘든 점이 분명 있었다. 나 또한 분명 힘든 게 있겠지만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과제다. 이런 감독들을 연구하고 분석해서 노력해야 한다.
-이상적인 감독상은.
▲그간 형님 리더십이라는 표현을 많이 썼다. 호랑이 선생이 되고 싶지만 사적으로는 형님처럼 대해주고 싶다.
-두산 감독 이후 대표팀 감독으로 왔는데 차이는.
▲두산 감독을 한 지 3년 차가 되어가고 있다. 두산에서 감독을 지냈고, 경기력이 나왔기 때문에 이자리에 나올 수 있었다. 클럽과 대표팀의 차이는 두산에서는 한 팀에서 계속 훈련을 하다 보니 선수들의 장단점을 금방 파악할 수 있다. 대표팀은 같이 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 개인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게 제일 큰 과제다.
-고등학교 때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었는데. 김연빈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고등학생은 성인과 대학생에 비해 분명히 부족한 게 있지만 1~2년을 내다본 게 아니고 장기적으로 보고 발탁했다. 너무 서두르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핸드볼을 할 시간이 더 많기 때문에 너무 욕심부리지 말고 충실히 운동했으면 좋겠다.
-남자 핸드볼이 위기다. 냉철한 현실 분석과 목표는.
▲특히 한국 남자 핸드볼은 위기다. 중동세가 유럽에 다가섰다. 동아시아서 한국뿐 아니라 일본 중국 모두 힘든 시기다.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훈련과 경기에 임하느냐에 따라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선수들이 프로의식을 갖고 할 수 있도록 주문하겠다. 자기 관리는 코칭스태프가 못해주는 게 있다. 철저하게 할 수 있도록 얘기를 많이 하겠다.
-마지막 각오.
▲많은 부담감을 안고 감독이 됐다. 다만 나도 핸드볼인으로서 힘든 시기에 맞춰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많은 핸드볼인들이 좋아할 것이다. 지도자로서 부족하고 시행착오가 있을 것이다. 슬기롭게 이겨내느냐가 정말 중요하다. 선수나 코칭스태프 간의 소통 단합 희생 열정이 필요하다. 왼쪽 가슴에 달린 태극마크의 열정을 갖고 도전한다면 남자 핸드볼의 (위상)이 더 높이 올라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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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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