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명탐정’ 김명민, 출연 불발 ‘아저씨’가 그리웠나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5.02.11 16: 25

[OSEN=김범석의 사이드미러] 김명민 오달수 콤비의 ‘조선명탐정’(김석윤 감독) 속편을 보다보면 어렵지 않게 한 편의 영화가 오버랩 된다. 바로 2010년 개봉한 원빈 주연 ‘아저씨’다.
 신분을 감춘 채 불의를 처단하는 남자 주인공의 활약과 그가 상대하는 악의 무리가 힘없는 고아들을 동원한 천인공노할 범행 집단이라는 점, 또 주인공이 국가로부터 한 차례 버림받은 전력이 있다는 점 등이 꽤나 유사하다.
결정적으로 조용히 살고 싶었던 남자가 각별한 인연을 맺게 된 소녀를 돕기 위해 사건에 뛰어든다는 점이 데칼코마니처럼 닮았다. ‘아저씨’에선 원빈이 납치된 김새론 모녀를 찾기 위해 머리를 밀고, ‘조선명탐정’에선 동생을 찾아달라는 소녀의 간청 때문에 김명민이 유배지를 벗어나게 된다. 둘 다 주인공이 악당 소굴에 잠입해 활약을 펼치는 등 얼개만 보면 ‘조선명탐정’을 ‘조선판 아저씨’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특히 ‘아저씨’에서 마약 제조에 동원된 아이들이 독한 약 기운 탓에 하나둘 쓰러지고 장기 밀매의 희생양이 되는데, ‘조선명탐정’에서도 이와 흡사한 장면이 등장한다. 가짜 은괴 제조 작업에 아이들이 대거 이용되며 하나 둘 희생되는 것.
범죄자들이 가엾게 의식 불명이 된 아이들을 아무런 죄의식 없이 유기하는 방식까지 흡사해 작가가 ‘아저씨’를 지나치게 오마주한 게 아닐까 의구심이 들 정도다. 불법 노역장에서 아이들을 학대하는 무서운 노파가 한 명 나온다는 설정까지 같다.
이런 유사점이 더욱 흥미로운 건 ‘아저씨’의 주인공이 한때 김명민으로 결정될 뻔했기 때문이다. 책이 돌고 돌아 원빈으로 주인공이 결정됐지만, 기획 단계에서 ‘아저씨’ 이정범 감독이 전당포 주인 역에 기용하려 했던 이는 바로 김명민이었다. 안정된 연기력과 정의롭고 신뢰감 높은 이미지, 극중 주인공 연령대 배우 중 최적화된 인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명민은 출연을 고사했고, 제작진은 주인공 나이를 낮춰 원빈을 섭외할 수 있었다.
짚신도 제 짝이 있는 것처럼 작품도 운대가 맞는 주인공이 따로 존재하는 법이다. 그러나 ‘아저씨’가 예상을 뛰어넘어 히트하자 충무로에선 김명민의 작품 선구안을 놓고 이런저런 뒷말이 나왔다. 굴러들어온 복을 제 발로 찬 것 아니냐는 얘기였다. 하지만 김명민이 ‘아저씨’에 출연했다고 해서 대박이 터졌을 거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흥행은 여러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드라마와 달리 영화에서 유독 흥행 운이 따르지 않았던 김명민에게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은 전편에 이어 티케팅 파워를 다시 한번 증명해 보일 수 있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3년 전, 451만 관객을 동원한 ‘연가시’와 함께 최고 스코어(478만)를 기록한 작품의 속편일뿐더러 생애 첫 프랜차이즈로 만들어진 영화이기 때문이다. 김명민이 대표작 ‘조선명탐정’으로 5년 전 ‘아저씨’ 출연 불발의 아쉬움을 얼마나 해소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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