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배구를 노리는 한국전력이 중요한 3연전을 맞이한다. 3연전 결과에 따라 봄의 냄새가 한층 다가올 수도, 다시 꽃샘추위가 찾아올 수도 있다.
시즌 중반 이후 거센 상승세를 타고 있는 한국전력은 11일 현재 승점 47점을 기록, 4위 대한항공(27경기 승점 43점), 5위 현대캐피탈(28경기 승점 43점)에 4점 앞선 3위를 달리고 있다. 중반까지만 해도 4위권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7연승을 내달리며 단번에 3위 자리를 가져갔다. 7연승은 팀 창단 이래 프로 최다 연승 기록이다.
경기력은 절정이다. 해결 능력에서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애를 태웠던 외국인 선수 쥬리치가 살아났다. 시즌 전체 공격 성공률이 50%를 밑돌았던 쥬리치는 4라운드에서 182점(전체 3위)을 기록하는 동안 공격 성공률 53.77%로 반등에 성공했다. 5라운드에서도 착실하게 경기 막판 해결사 몫을 하며 팀의 무게중심을 잡고 있다. 토종 최고 공격수 중 하나인 전광인은 공격에서, 서재덕은 수비에서 착실히 힘을 보태는 중이다.

분위기도 덩달아 좋아졌다. 프로 들어와 이런 연승을 처음 경험하는 선수들이 많은 만큼 들뜰 수도 있지만 신영철 감독의 지도 하에 차분함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아직 포스트시즌이 결정된 것도 아니다. 당장 중요한 경기가 연달아 찾아온다. 대진도, 일정도 만만치 않다.
한국전력은 12일 인천에서 대한항공과 경기를 벌인다. 3위 싸움의 중요한 분수령이다. 이 경기에서 풀세트에 가지 않고 승리한다면 승점차를 7점으로 벌린다. 남은 경기수, 그리고 최근 한국전력의 경기력과 기세를 생각하면 좁히기가 쉽지 않은 점수차다. 최근 팀이 받고 있는 탄력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하지만 첫 단추가 잘못 꿰일 경우 부담은 커진다. 하루를 쉬고 14일 안산에서 2위 OK저축은행과 대결한다. OK저축은행도 선두 추격에 박차를 가하는 시점이라 각오가 남다를 경기다. 이 경기가 끝나면 다시 이틀을 쉬고 현대캐피탈 천안 원정을 떠나야 한다. 역전 3위를 노리고 있는 현대캐피탈은 남은 경기에서 모두 총력전 수순을 밟는다. 6일 사이에 3경기다. 자칫 3경기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또 한 번 진흙탕 속으로 굴러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대한항공전이 가장 중요하다. 신영철 감독도 승리를 거둔 지난 LIG손해보험, 그리고 이번 대한항공전을 5라운드에서 핵심적인 경기로 손꼽고 준비를 해왔다. 허리에 부상이 있는 산체스가 이번 경기는 나설 공산이 큰 가운데 대한항공전에서 유독 고전했던 쥬리치의 결정력이 관건이다. 쥬리치는 올 시즌 대한항공과의 4경기에서 46.3%의 공격 성공률에 그쳤다. 전광인의 컨디션이 좋고 높이도 살아있는 만큼 쥬리치만 제 몫을 한다면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