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의 자존심을 세워드리고 싶다. 경기 내용과 결과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해드리고 싶다."
2년 연속 주장이다. 코칭 스태프의 확실한 신뢰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만큼 전남 드래곤즈 노상래 감독을 비롯한 모든 코치진이 방대종(30)을 믿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그에 대한 보답이다. 방대종은 지난 시즌 보였던 선수단의 가족같은 분위기를 이어가는 것은 물론 아쉽게 놓쳤던 성적에 대한 부분까지 모두 챙기는 2015년이 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 다음은 방대종과 인터뷰 내용.

- 2년 연속 주장이다.
지난해에는 기존에 있던 팀과 코칭 스태프 밑으로 내가 들어온 상황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선수단의 절반 이상은 물론 감독님도 바뀌었다. 그래서 더욱 선수단이 잘 어울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리 팀의 틀을 새롭게 들어온 선수들이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것이 내 일이다. 2년 연속 주장직을 맡게 해주신 만큼 감사하고, 보답을 할 수 있도록 운동장과 일상생활에서 모범이 되겠다.
- 상주 상무(2012~2013)에서의 생활 이후 태도가 크게 바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윗사람을 대하는 것이 달라졌다. 위계질서를 대하는 방법을 배웠다. 훈련소에서 1달 동안 있으면서 모르는 사람을 많이 겪으면서 달라졌다. 겸손해졌다. 사실 훈련소에서 같이 있었던 20대 초반의 동료들이 운동화 끈도 제대로 묶지 못하는 것을 보고 답답한 기분이 들었다. 속으로 무시도 했다. 그러나 대화를 하면서 크게 달라졌다. 내가 생각 못하는 전문 분야의 능력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 그 때 알았다. 단지 보이는 것만으로 평가하면 안된다는 것을 말이다. 또한 지금 능력이 부족해서 무시해도 안된다고 느꼈다.
- 선수단의 연령폭이 매우 높다. 균형을 잡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김병지(45) 삼촌은 연세도 있으시고, 감독님급이라고 생각한다. 위엄도 있으시다. 하지만 선수들과 잘 어울리신다. (현)영민(36)형과 (최)효진(32)형도 마찬가지다. 나만 해도 제일 어린 선수와 10살 차이가 난다. 그럼에도 형들이 잘 해주신다. 먼저 이야기를 걸고 방에서 같이 게임을 하면서 소리도 지르고 웃는다. 고참들이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면서 어울리니깐 분위기가 좋을 수밖에 없다. 선배들이 권위만 보이려고 했다면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선배들은 체력훈련은 물론 경기장에서도 악을 지르면서 뛰어다니신다. 후배들은 따라할 수밖에 없다. 건강관리 등 생활적인 면에서도 후배들은 선배들을 보고 따라한다. 긍정적인 부분을 후배들이 스스로 배우려고 하는 만큼 나로서는 매우 좋다.
- 주장직은 지난해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팀의 수비가 아쉬웠다.
지난해 우리 팀의 스타일은 '돌격! 앞으로!'였다. 한 골을 넣으면 지키지 않고 더 골 넣으려고 했다. 올해는 조금 다르다. 김태영 코치님이 오시고 수비 밸런스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하신다. 개인적으로도 달라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한 사람이 노력한다고 팀이 확 달라지지는 않는다. 팀이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수비 조직력을 열심히 끌어 올려야 달라질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시즌 몸상태가 지난해보다 더 좋다. 지금 상태라면 작년보다 더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 목표는 무엇인가?
30경기 이상을 소화한 것은 지난 시즌이 처음이었다. 체력적으로 부족함을 느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다르다. 몸상태가 좋다. 그리고 예전에는 30살이면 노장이었지만, 이제는 선배들이 길을 잘 닦은 만큼 노장이라 불리지도 않는다. 난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어릴 때 힘과 의욕만 가지고 있었다면, 이제는 생각을 하고 경험도 있다. 상황에 따라 어떻게 힘을 써야 하는지 알게 됐다. 실력이 부족하면 그만 두어야 하는 것이 프로다. 난 선배들처럼 꾸준히 노력하고 준비를 해서 오래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 잘한다고 선수 생활을 오래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래하는 것이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몸관리를 잘하고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보여야 한다. 올해도 지난해처럼 30경기 이상 뛰면서 주전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주전자리는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 이번 시즌 어떻게 보는가?
전북이 객관적인 전력에서 모두를 앞선다고 생각한다. 인정하기는 실힞만 인정을 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스쿼드만 보더라도 월등하다. 하지만 스쿼드가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스쿼드가 부족하지만 한 경기만 놓고 본다면 충분히 싸울 수 있다. 지난해에도 전북을 이긴 적이 있다. 일단 상위 스플릿 진출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노리고 있는 우리로서는 수원, 울산, 서울, 제주 등과도 경쟁을 해야 한다. 두렵지는 않다. 강팀들과 대결에서 지난해에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승리도 했다.
- 그런데 제주와 인천은 지난해 이기지 못했다.
그래서 더욱 이번 시즌 첫 경기를 기대하고 있다. 첫 상대가 제주다.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노리고 있다. 지난해 빚을 갚아야 한다. 특히 올해는 제주와 인천의 감독님들이 노상래 감독님의 동기분들이다. 제주, 인천과 대결에서 노상래 감독님의 자존심을 세워드리고 싶다. 동기분들과 경쟁이 있을 것이다. 져도 된다는 생각은 아무도 하지 않을 것이다. 감독님께서 경기 내용과 결과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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