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프로 4년차가 된 윤명준(26, 두산 베어스)은 올해도 두산의 허리를 담당한다. 이번 시즌은 팀을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셋업맨으로 자리를 잡아야 하는 때이기도 하다.
지난해 윤명준은 7승 3패 16홀드, 평균자책점 5.27을 기록했다. 큰 흐름에 관계없이 벤치의 지시에 따라 등판했던 경기들도 있어 전체 경기의 절반에 가까운 61경기나 등판했다. 평균자책점이 다소 높았다 하더라도 윤명준을 비난할 수는 없는 이유다.
구단 역시 이러한 그의 가치를 잘 알고 있었다. 지난 시즌 연봉으로 5700만원을 받았던 윤명준은 5000만원 오른 1억 700만원에 2015 시즌 연봉 재계약을 체결했다. 불펜에서 오현택과 함께 가장 전천후 투입이 잦았던 공을 인정받았다. 두 배 가까이 오른 연봉에 책임감의 크기도 커졌다.

특별한 개인 목표 설정은 없이 팀이 우선이다. 윤명준은 “개인적인 목표는 정해놓지 않았다. 지난해 팀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올해는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성적을 낼 경우 개인 성적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는 생각을 전했다.
윤명준은 “개인적으로는 큰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치렀기 때문에 의미가 있었지만, 팀 성적이 좋게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아쉬움 또한 많이 남았다”고 지난 시즌을 돌아봤다. 개인 성적에 대해서는 “기록은 완전히 만족할 수 없었지만, 풀 시즌을 치렀다는 점에서는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다”고 답했다.
이용찬과 홍상삼이 군에 입대하고 정재훈이 떠나 불펜의 무게는 많이 가벼워졌다. 그러면서 윤명준에 대한 의존도는 커졌다. 윤명준은 “부담감은 크지 않은데 팬들이 기대를 해주시니 감사하다. 모든 투수들이 더 강한 불펜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고, 분명히 2014년보다는 강한 불펜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태형 감독은 부임 후부터 윤명준을 마무리가 아닌 셋업맨으로 쓰겠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미래의 꿈은 마무리다. “경기를 끝내는 투수이기 때문에 매력이 있다. 경기 마지막에 모든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그 위치에 서 있는 자체가 멋이 있는 것 같다”는 말로 윤명준은 마무리투수가 되려 하는 소망을 숨기지 않았다.
윤명준이 당장 마무리로 쓰이지 않는 것은 기량 면에서 크게 부족하기 때문은 아니다. 김 감독은 “마무리는 이닝이 시작할 때 나오지만 셋업맨은 주자가 있을 때도 나온다”며 셋업맨이 갖춰야 할 위기관리 능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중요한 순간 중요한 자리에 서기 위해 윤명준은 마무리를 원하고 있지만, 팀은 승부처에서 쓰기 위해 윤명준을 셋업맨으로 고정했다. 지금은 셋업맨, 미래는 마무리지만 중요하기는 매 한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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