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빠른 슬라이더 연마 구슬땀 "올 해는 더 자주"
OSEN 박승현 기자
발행 2015.02.12 06: 11

[OSEN=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 박승현 특파원]올해는 ‘그 슬라이더’를 좀 더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12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글렌데일 카멜백 렌치 다저스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자신의 세 번째 불펜 피칭을 가졌다.
곁에서 지켜 본 사람까지 모두 만족할 만한 구위였다. 이날 던진 40개의 투구 중 마지막 10개가 특히 주목 됐다.

체인지업까지 30개를 채운 뒤 볼을 받아주던 LG 트윈스 서인석 전력분석원의 입에서 “커터”라는 말이 나왔다. 물론 이후에는 “슬라이더”라고 사인을 냈지만 보고 있는 처지에서 귀가 번쩍 띄는 소리였다.
불펜 피칭 후 류현진에게 팔 위치에 대해 물었다. “높게 하고 던졌다”는 답이 나왔다. 그렇다면 이 구종은 그냥 슬라이더라고 부를 수 없는 볼이다.
지난 해 6월께 류현진은 이전에 보지 못했던 슬라이더를 던지기 시작했다. 구속이 89마일까지 나오는 슬라이더였다. 스스로는 말 그대로 ‘빠른 슬라이더’라고 했다. 고속 슬라이더(HARD SLIDER) 보다는 아직 덜 휜다는 말과 함께. 하지만 당시 류현진의 이 새로운 볼에 대해 커터라고 평가하는 전문가들도 많았다. 
당시 류현진은 커쇼가 던지는 슬라이더 폼과 그립을 본 뒤에 자신도 실전에서 던져 본 것이라고 말해 놀라움을 주기도 했다. 투수가 새로운 구종을 시즌 중에 실전에서 던진 상식파괴였다.
하지만 류현진은 시즌 후 자신의 새구종에 대해 “몇 차례 실전에서 던지기는 했지만 그것을 신무기라고 부를 수는 없다. 아직 완전히 내 것으로 익숙하게 만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개인훈련을 통해서 그리고 앞으로 팀의 스프링 캠프를 통해서 이 구종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로 했고 그 것이 불펜 피칭에서도 나타난 셈이다. 이날 류현진은 커브와 체인지업을 각각 5개씩 던졌다.
류현진이 정규시즌 후반 어깨 통증으로 다시 고생할 때 일부에서는 새로운 구종을 던지느라 쓰지 않던 근육을 써야 했기 때문인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있었다. 이를 염두에 두고 질문을 해 봤다.
“팔의 위치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그 동안 훈련을 통해 필요한 근육을 만들었다는 의미 아닌가”라는 말에 “뭐 이 정도 던지는 것 가지고…”라는 웃음 섞인 대답이 돌아왔다. 한 달여 동안 어깨근육과 팔꿈치를 위해 특별히 운동을 계속해온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이날 류현진의 볼을 받아 준 서인석 씨 역시 “불펜 피칭 때 마다 팔의 위치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모습이다. 직구도 그렇고 슬라이더 역시 마찬가지다”라고 말해 류현진이 기울이고 있는 정성을 표현하기도 했다.
올 해는 류현진의 빠른 슬라이더를 더 많이 보게 될 것 같다. 류현진은 "아직도 완전하게 내 구종이라고 할 수 없다"면서도 "올 시즌에는 자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이 구종이 커터는 아니라는 언급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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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불펜 피칭에 임한 류현진. 사진 속의 폼은 체인지업을 던지고 난 다음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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