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고맙다, 아들아’, 2부작이 아쉬운 '공감 드라마'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5.02.12 07: 03

'고맙다, 아들아'는 지극히 현실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호평을 받고 있다. 그만큼 드라마 속 그려진 이야기는 뜨거운 교육열과 수능에 '올인'하는 세태를 제대로 꼬집으며 보는 이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지난 11일 오후 10시 방송된 KBS 2TV 특집극 '고맙다, 아들아'(극본 유현미 연출 고영탁)에서는  각각 삼수와 재수 후 수능 시험을 본 사촌 형제 장재우(안재민 분)-장시우(이정신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장재우는 공무원인 장형산(이대연 분)의 아들로 의대에 들어가기 위해 삼수까지 한 인물. 그는 부모인 형산(이대연 분)과 지혜(윤유선 분)의 과도한 기대에 힘들어 하면서도 이에 부응하기 위해 애를 썼다. 매일 학원에 맨 먼저 들어가 맨 나중에 나오는 끈기를 보여줬던 그는, 하지만 수능 시험에서 그간 잘 봤던 과목을 망치며 또 다시 대입에 실패했다.

그런 재우의 부모, 특히 엄마 지혜는 아들의 대입 실패가 다 자신이 한 번에 천만 원 하는 파이널 정리 과외를 시켜주지 못해서라고 여기며 슬퍼했다. 같은 날 수능 시험을 본 재우의 사촌 시우는 기숙 학원에서 생활했을 뿐 아니라 파이널 정리까지 좋은 과외를 다 받은 후 전 과목에서 1등급을 받았기에 그런 생각은 더 커져갔다. 때문에 지혜는 부유한 동서 시우 엄마 은희(이아현 분)에게 돈까지 빌려가며 아들을 위한 대학 지원 컨설팅을 받았다.
결국 재우는 참지 못하고 폭발했다. 성적에 맞춰 가겠다는 자신을 굳이 설득해 컨설팅을 받게 한 후 그마저도 실패하자 사수를 종용하는 부모에게 그는 “왜 내 인생에 분탕질을 하느냐”고 화를 낸 후 집을 나왔다. 좌절하며 한강 다리를 걷던 재우는 난간에 기대서서 눈물을 흘렸다. 이내 다리에 적힌 메시지를 보고 위로를 받은 그는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며 부모에게 문자를 남기고 잠시 혼자만의 여행을 떠났다.
재수생인 시우는 조금 더 적극적인 케이스였다. 첫 번 째 수능 실패 후 병원장인 아버지 형준(최진호 분)로부터 “등신”이라는 말을 듣고 모멸감을 느꼈던 그는 수능 후 “만점”이라며 전 과목에서 1등급을 거둔 성적표를 당당하게 던졌다. 이후 부모의 대접은 달라졌다. 무뚝뚝하기만 했던 아빠 형준은 “아들이 나 닮았다”며 자랑스러워했고, 신용 카드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 콧대가 한껏 높아진 엄마 은희는 친구들 모임에서 아들 자랑을 하며 뿌듯해했다.
그러나 시우의 성적표는 가짜였다. 공부보다는 음악에 관심이 있었던 그는 수능이 끝나고 자유의 몸이 되자마자 클럽에 가서 밴드 공연을 하며 갑갑한 마음을 표출했고, 부모에게 1등급을 받았다고 거짓말을 하고, 가짜 성적표까지 내밀며 치밀한 모습을 보였다. 성적표까지 부모에게 제출하고 난 뒤 시우는 기타 하나를 들고 서울을 떠나는 기차를 탔다.
이처럼 '고맙다, 아들아'는 공감가는 내용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수능이 끝나고 대학 원서 접수가 마무리된 이 시기, 현실을 돌아볼만한 '시기적절'한 내용이라는 평이다. 뿐만 아니라 드라마 곳곳에는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제대로 살리려 노력한 흔적들이 보였고, 이는 로맨스와 판타지가 난무한 작품들 사이에서 독특한 힘을 발휘하며 특집극의 가치를 살렸다.  
한편 2부작인 '고맙다, 아들아'는 재수생과 삼수생을 둔 두 가정을 중심으로 입시 제도의 문제를 짚어보고,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의 욕심과 그에 따른 가정의 변화를 통해 인생의 참된 목표를 돌아보는 작품. '골든크로스', '각시탈'의 고현미 작가가 집필을 맡았고, '새야 새야'로 제58회 이탈리아상 시상식에서 TV드라마부문 대상을 수상한 고영탁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오는 11일과 12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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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 아들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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