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는 랩 배틀이 작렬했다. 넥타이를 두고 옥신각신하는 장면은 그야말로 툭 튀어 나왔지만, 지성과 황정음의 사랑스러운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지난 11일 방송된 MBC '킬미힐미'에는 지성과 황정음이 호감을 가진 관계로서, 또 환자와 주치의로서의 티격태격한 관계를 유지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특히 비서로 위장한 황정음이 회사로 출근한 지성에게 "넥타이를 매라"고 권유하는 장면에서 이어진 랩배틀은 레전드 영상이었다.
이날 지성(신세기 역)은 자신이 원망하는 어머니가 사준 가방을 맨 황정음(오리진 역)에게 "그 가방 매지마라"고 다그친다. 이에 황정음은 반항했고, 지성은 "그렇다면 나도 넥타이를 매지 않겠다"며 풀어 버린다.

이후 지성은 "못 매 치워"를, 황정음은 "안 치워 매"를 번갈아 뱉어내며 마치 랩배틀을 하는 듯한 재미있는 장면을 연출했다. 회사 한 복판에서 이뤄진 두 사람의 뜬금없는 랩 배틀은 지성과 황정음의 뗄레야 뗄 수 없는 시너지를 보여주는 듯 했다.
지성은 한 회에도 몇 번씩 뒤바뀌는 인격을 보이는 중이다. 이에 황정음 역시 지성의 인격에 맞춰 대하는 방식을 달리하며 여러 감정을 내비치는 중. 이에 두 사람은 그 어느 작품에서보다 다양한 감정과 대사, 행동을 보이며 호흡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매 회 신선하고 재미있는 장면들이 샘 솟고 있는데, 이날은 랩 배틀까지 나오며 보는 재미를 극대화시켰다. 특히 이러한 장면은 지성이 신세기 인격을 열연할 때 더 많이 나온다. 막무가내인 신세기 인격을 길들이는 황정음과의 호흡은 연인같기도, 엄마와 아들 사이 같기도 해 다채로운 웃음 포인트가 있다.
두 사람은 이렇듯 티격태격하다가도, 상처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한 없이 진지해지기도 한다. 사랑과 트라우마가 뒤 섞인 감정을 토해내며 누구보다 절절한 사이가 되기도 하는 것. 그런 과정 속에서 이따금씩 재미있는 장면이 나오는 것은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요소가 돼, 드라마에 더욱 흠뻑 빠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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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미힐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