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떠난 외인들, 재취업 전선 희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2.12 13: 01

KBO를 떠나 미국으로 돌아간 외국인 선수들의 재취업 전선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투수들은 비교적 새로운 기회를 빨리 찾은 반면, 타자들은 아직 새 둥지를 찾지 못한 선수들이 더러 눈에 띈다.
지난해 SK에서 뛰었던 루크 스캇은 최근 미국 무대 복귀를 위해 몇몇 선수들과 합동 워크아웃을 실시했다. 이 워크아웃에는 아직까지 소속팀을 찾지 못한 베테랑 선수들이 구단 관계자 앞에서 건재를 과시하기 위해 노력했다. 나이가 많으면 확실한 실력이 있지 않는 이상 새 소속팀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스캇도 마찬가지 신세다. SK에서 퇴출된 뒤 한참의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팀을 구하지 못했고 급기야 합동 워크아웃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심지어 마이너리그 계약 소식도 없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한국을 떠난 야수들은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비교적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스캇과 호르헤 칸투(전 두산)가 대표적이다. 아직 특별한 소식이 없다. 하물며 경력이 떨어지는 루이스 히메네스(전 롯데), 조쉬 벨(전 LG)은 더 힘들 수밖에 없다. 히메네스의 경우는 소문까지 안 좋게 퍼지며 계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좋은 활약을 펼치며 재계약 대상자에 올랐으나 협상이 결렬된 펠릭스 피에(전 한화) 또한 아직 새 소속팀을 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에이전트 관계자는 “도미니카에 머물며 계약을 노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아직 (계약) 소식을 듣지 못했다”라면서 “이제 스프링캠프가 곧 시작되고 몇몇 팀들은 명단까지 발표한 상황이다. 현재까지 마이너 계약도 하지 못한 선수들은 점점 어려워진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정작 한국에서 가장 성적이 좋지 않았던 비니 로티노(전 넥센)가 마이애미와 마이너 계약을 맺은 것은 역설적이다.
반면 투수들은 비교적 빠르게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모습이다. 대다수의 선수들이 마이너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 진입을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J.D 마틴과 하이로 어센시오는 시카고 화이트삭스, 에버렛 티포드는 탬파베이, 테드 웨버는 디트로이트, 로스 울프는 텍사스, 저스틴 토마스는 오클랜드, 앤드류 앨버스는 토론토, 케일럽 클레이는 애리조나와 각각 마이너 계약을 맺었다. 조조 레이예스는 퇴출 직후 필라델피아와 마이너 계약을 맺었으나 최근 다시 자유의 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들이 MLB 무대로 돌아간다는 보장은 없다. 몇몇 선수들은 스프링캠프 초대권이 포함된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도됐으나 주전 선수들이 버티고 있어 개막 로스터에 들어갈지는 장담하기 힘들다. 다만 한화에서 뛰었던 대나 이브랜드와 같이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시즌 중반 MLB 무대에 복귀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점에서 희망을 품을 만하다.
영전한 경우도 있다. 삼성의 우승을 이끈 일등공신 중 하나인 릭 밴덴헐크는 일본프로야구의 러브콜을 받고 소프트뱅크로 이적했다. 삼성에서도 협상에 최선을 다했으나 돈다발을 앞세운 소프트뱅크의 공세를 이기지 못했다. 재취업 전선의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남은 선수들이 언제쯤 새 보금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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