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대표하는 두 투수가 메이저리그(MLB) 개막전에 동반 출격할 수 있을까. 현 시점까지 놓고 보면 가능성이 높다. 다르빗슈 유(29, 텍사스)와 다나카 마사히로(27, 뉴욕 양키스)가 부상을 털어내며 개막전 선발을 정조준 중이다.
두 선수는 각각 소속팀의 에이스로 기대감이 크다. 다르빗슈는 이미 자타가 공인하는 텍사스의 에이스가 됐다. 2012년 텍사스 유니폼을 입은 이래 세 시즌 동안 39승25패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에는 부상에 시달리는 와중에서도 22경기에서 10승7패 평균자책점 3.06을 기록하며 나름대로의 몫을 했다.
지난해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화려하게 데뷔한 다나카는 13승5패 평균자책점 2.77의 좋은 성적을 내며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시즌 중반 팔꿈치 부상만 없었어도 이 성적은 더 나아갈 수 있었다는 것이 중론. 한 때 수술 위기까지 몰렸으나 재활을 선택한 끝에 복귀에 성공했다.

‘부상’이라는 공통적인 키워드가 있었던 두 선수는 상태가 많이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찌감치 미국으로 건너가 개인훈련을 소화한 다르빗슈는 정상적인 컨디션에 한걸음 다가섰다. 일본에서 훈련한 뒤 최근 미국으로 출발한 다나카 역시 몸 상태에 대해 자신감을 보이며 200이닝 소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두 선수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구단도 비상한 관심을 보이는 중이다.
정상적인 컨디션이라면 동반 개막전 선발 출장도 가능하다. 다르빗슈는 몸 상태만 정상이라면 경쟁자가 없다. 팀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옵션이다. 지난해도 개막전 선발로 내정됐던 다르빗슈는 목 통증으로 생애 첫 기회를 날렸다. 하지만 올해는 다를 수 있다. 텍사스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케빈 밀우드가 4년 연속 개막전 선발로 등판한 이래 매년 개막전 선발투수가 바뀌었다. 지난해에는 다르빗슈의 대타로 태너 세퍼스가 등판한 바 있다.
다나카도 기대감이 크다. 지난해 팀 선발투수 중 가장 좋은 구위를 뽐냈기 때문이다. 역시 정상적인 몸 상태만 검증된다면 개막전에 출격할 공산이 크다. 양키스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C.C 사바시아가 6년 연속 개막전 선발로 나섰다. 다나카가 개막전에 나선다면 팀 에이스 구도의 변화로도 해석할 수 있다. 상징성이 크다.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아시아 출신으로 개막전 출전의 영예를 안은 선수는 디트로이트 시절(2000년)과 LA 다저스 시절(2003·2004) 세 차례 개막전에 나선 노모 히데오를 비롯해 총 5명이다. 아시아 출신 최다승(124승)에 빛나는 박찬호는 2001년(LA 다저스)과 2002년(텍사스) 개막전 선발로 출전했다. 2008년에는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와 왕젠밍(뉴욕 양키스)가 개막전에 나섰고 가장 마지막 선수는 구로다 히로키(2009년, 당시 LA 다저스)였다. 새 업적이 탄생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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