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까지 즐겨보신다네요. 그게 지금 '삼시세끼' 흥행의 진짜 힘 아닐까요?"
tvN '삼시세끼'가 난리다. 강원도 정선에서 펼쳐졌던 '삼시세끼'가 한바탕 돌풍을 일으키더니, 스핀오프 격으로 외딴섬 만재도로 떠났던 이들까지 그야말로 폭발적인 인기를 일궈내며, 흥행의 연속이다.
지난해 방송된 '삼시세끼' 정선편의 경우 이서진-옥택연을 주축으로 여러 게스트가 출연해 매회 재미를 더해갔다. 이같은 대중의 관심 쏠림은 1회 4.29%(닐슨코리아, 케이블기준)로 시작했던 시청률을 10회 시즌 종영까지 무려 8.95%까지 끌어올렸다. 특히 단 한 차례도 역주행 없이 그야말로 꾸준히 수직상승했던 '삼시세끼'의 기록은 tvN을 넘어 케이블 전체 프로그램을 모두 되짚어볼 정도로 괄목할 만한 성과였다.

◇'미생' 없이도 '삼시세끼-어촌편' 시청률 '훨훨'
당시 '미생'의 선풍적인 인기와 함께 전후 편성돼 시너지를 냈던 것을 감안했을 때, 스핀오프로 제작된 '삼시세끼-어촌편'이 '삼시세끼-정선편'의 인기에는 못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던 게 사실. 특히 동일한 제작진이 도맡아 이미 익숙해진 포맷에 출연자만 바뀐다 한들 시청률이 더 오르겠냐는 시선이었다.
나영석 PD 역시 당시 "'미생'의 덕을 많이 봤다. '삼시세끼-어촌편' 시청률에 대한 큰 기대는 없다"고 말했을 정도. 더욱이 첫 방송을 앞두고 장근석의 갑작스러운 하차와 재편집으로 인한 방송 1주일 연기 등은 이같은 걱정을 한층 더 높이기만 했다.
하지만 결과는 모두의 예상을 몇 단계는 훌쩍 뛰어넘었다. 1월 23일 첫 회 방송이 9.68%로 시작하더니, 2회 10.41%, 3회 10.55%로 tvN 역대 시청률까지 경신하며 또 상승 중이다. 이 정도쯤 되면 '우연'이나 '낚시'는 아닌 것 같다. 게다가 장근석의 통편집으로 내용과 화면 구도까지 어긋났음에도 받아낸 믿기 힘든 성적표다.

"첫 회는 첫 회라고 그냥 많이 보셨나 했어요. 잡음도 있었고요. 그런데 이쯤 되니 '삼시세끼-어촌편'을 그 자체로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죠."
◇차승원-유해진, 그리고 손호준-산체의 '한가족 케미'
'삼시세끼-어촌편'을 지금의 궤도로 끌어올린 것은 분명 만재도에서 활약중인 차승원-유해진의 '케미'가 한 몫 했다. 1회 등장부터 '차줌마'와 '참바다'라는 애칭을 얻으며 흡사 부부와 같은 모습으로 보는 이를 빠져들게 했던 그들만이 가능한 독특한 호흡이었다.
"주축으로 나오는 차승원-유해진씨가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처럼 보이면서도, 볼수록 굉장히 호감인 성격을 지니고 있어요. 보시는 분들이 뭔가 새로운 걸 보고자 하는 게 아니라 요리에 능숙하고 정감 넘치는 차승원 씨를 보면서 '내 남편도 저랬으면', 유해진 씨의 느긋하고 유머러스한 부분을 보면서 '내 남자친구도 저랬으면' 하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결국 그런 호감들이 합해져 프로그램 시청률 견인의 힘이 됐던 것 같습니다."
물론 완성도는 아쉽다. 여전히 화면 속에는 주인 없는 빈 밥그릇과 알 수 없는 어깨와 손 등이 불쑥 등장하기도 한다. 전개를 방해할 수준은 아니지만, 세 사람이 함께 했을 때 더 재밌는 연출이 가능했을 거라는 아쉬움은 남는다.
"제작진이 심혈을 기울여서 편집하고 있지만, 여전히 그런 부분은 있어요. 그래도 다들 그런 부분을 생각하지 않고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서 더 고맙죠. 아무래도 이런 심정인 건 아닐까요? 예를 들어 여자친구가 너무 예쁘고 귀여우면, 다른 게 부족해도 그게 전혀 안 보이는 경우가 있잖아요? 차승원-유해진이 너무 잘 해주니깐, 그 두 분에게 관심이 집중돼 시청자의 마음도 움직여준 것 같아요."

2회에서 게스트로 들어온 손호준은 이들과 잘 어우러지며 더 큰 볼거리를 만들었다. '삼시세끼-어촌편' 공식 마스코트로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산체와의 호흡도 마찬가지다.
"솔직히 초반보다는 조금 더 안정적이 된 것 같아요. 사실 불안함을 안고 있었던 상황에서 어쨌든 한 명이 더 추가돼 구도가 안정적으로 됐거든요. 손호준 씨가 워낙 누구 밑에서 묵묵하게 일하는 게 예쁜 사람이에요. 엄마(차승원)도, 아빠(유해진)도 호준을 찾는 상황이나, 부부(?)가 싸울 때 아이처럼 누구 편에도 서지 못 하고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도 좋았던 것 같아요. 물론 산체가 해주는 역할도 예상외로 너무 컸죠."
◇아날로그 포맷+트렌디한 자막·편집 '전 연령대를 시청자로…'
10%라는 시청률까지 치솟은 것에 대해선 나 PD 역시도 굉장히 기뻐하는 듯 했다. "더는 욕심이 없다"는 말도 반복했다. 10%까지 오른 시청률의 원인으로는 폭 넓은 연령대의 시청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실제로 '삼시세끼-어촌편'의 온라인 댓글 중에는 '부모님과 함께 시청하는 유일한 프로그램'이라는 내용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는 시골 풍경의 화면과 그저 '함께 삼시 세끼를 해먹는다'는 단순한 포맷에서 풍겨 나오는 아날로그적 감성이 최신 트렌드를 고스란히 반영한 자막과 편집 등과 결합해 시청층을 한층 두텁게 했기 때문이다. 특정한 타깃층 없이 그야말로 전 연령대가 볼 수 있는 대표적인 TV 프로그램으로 손 꼽히는 건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예상외로 어르신들이 좋아하시고 많이 보셔요. 그런 부분이 시청률을 견인하는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싶어요. 이제껏 tvN은 젊은 친구들이 아무래도 주축이 됐는데, 지금 '삼시세끼-어촌편'은 40대 여자와 남자의 시청률이 높게 나오거든요. 그 나이대 위로도 반응이 좋아요. 아무래도 포맷 자체에 아날로그적 느낌이 강하기 때문인가봐요. 또 어머니들 같은 경우에는 차줌마(차승원)의 요리를 보면서 할 말도 있으시고요. 시청률요? 진짜 딱 만족합니다. 이제는 너무 많이 떨어지는 일만 없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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