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A 지민 "아이돌 래퍼가 뭐? 저평가 말라"[인터뷰①]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5.02.12 14: 26

걸그룹 AOA(에이오에이) 리더로서 이미 충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지민이 쉽지 않은 길을 자청했다. 실력파 언더 래퍼들과 한데 뒤엉켜 혹독한 서바이벌을 치르는 Mnet '언프리티 랩스타' 8인의 출연자 중 1명으로 참가한 것.
'쇼미더머니'의 스핀오프인 '언프리티 랩스타'(연출 고익조 전경남)는 여자 래퍼 컴필레이션 앨범 제작을 놓고 제시, 타이미, 치타, 릴샴, 키썸, 졸리브이, 육지담, 그리고 지민이 경쟁한다. '쇼미더머니'처럼 탈락자 선정은 애초부터 룰에서 제외됐지만, 매회 트랙 참여를 놓고 수도 없이 경쟁을 거듭해야 한다.
AOA의 품을 잠시 벗어나 온전히 '래퍼 지민'으로 거친 서바이벌에 첫 도전한 것에 대해 지민은 '도전'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AOA 앨범 수록곡에서는 내가 랩을 써도 8마디 정도 뿐이다. 라이브를 할 경우도 굉장히 한정적이라 녹음을 하면 기회가 없다. 이 곳('언프리티 랩스타')이라면 좀 더 하고 싶은 얘기를 제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아 참가를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물론 이같은 취지의 프로그램에 인기 걸그룹의 멤버가 나홀로 나온다는 것은 이미 타 경쟁자들의 견제가 잔뜩 섞인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건 당연지사. 아니나 다를까, 등장부터 삭막한 분위기에 압도돼 시종 눈치를 봤던 지민은 결국 자신의 소개를 담아낸 싸이퍼에서 "암 섹시, 더 핫, 대세 걸그룹"만을 호기롭게 외치더니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지민입니다"로 마무리 짓고 말았다. '내레이션 랩'으로 놀림 받던 바로 그 사이퍼다.
"'언프리티 랩스타'에는 여자들만의 묘한 신경전이 있어요. 누가 나올지 전혀 몰랐는데, 가보니 다들 앉아있는 포스가 장난 아니었죠. 그나마 제시 언니는 럭키제이라는 그룹으로 있을 때 음악방송에서 만났던 인연이 있어요. 처음 소파에 앉아있을 때 사실 겁을 많이 먹었어요. 사이퍼를 제대로 못하고 멈췄을 땐, 정말 고통스럽고 창피했어요."
결국 사이퍼 실패 후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지민은 첫날부터 눈물을 쏟았다. 이 모습은 '언프리티 랩스타' 방송 전 티저 영상으로도 활용돼 눈길을 끌었던 바. 해당 티저를 함께 본 AOA 멤버들은 지민의 눈물에 결국 "마음이 아프다"며 함께 울었다고.
"어쩌죠? 저도 멤버들도 눈물이 많은가 봐요. 첫 날 사이퍼 촬영 미션을 모두 끝나고 다음날 아침이 돼서야 숙소로 돌아갔는데, 거기서 멤버들을 보고 또 한 번 울었어요. 든든한 리더라고 생각했는데, 나도 모르게 멤버들에게 많은 부분을 의지하고 있었나 봐요. 멤버들 없이 혼자서 힘들었던 촬영을 끝내고 돌아갔더니,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죠."
지민의 약한 모습은 '딱' 여기까지였다. 지민은 첫 번째 프로듀서 지코의 트랙을 결정짓는 '100초 사이퍼 미션'과 '터프쿠키' 합동무대에서 경쟁자들보다 돋보였다. 독특한 음색의 래핑은 물론 AOA 활동을 하면서 몸에 익힌 실전에서의 경험이 분명한 밑바탕이 됐다. 결국 다른 이들이 무시했던 걸그룹으로의 경험이 지민만의 무기로 작용했던 것. 그는 '아이돌'이라는 사실을 개의치 않았으며, 오히려 당당하고 떳떳했다.
"전 아이돌이에요. 그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죠. 아이돌 출신이 뭐, 왜요? 대단한 친구들이 많고 열심히 노력하는 친구들도 많은데 무조건 '아이돌'이라고 저평가 되는 건 아니라고 봐요. 정말 딱 그것 때문에 우습게 보신다면 상관 없어요. 전 그냥 이대로 열심히 하면 되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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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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