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의 여성래퍼 서바이벌 '언프리티 랩스타'는 총 6회 중 현재 1~2회가 방송된 상태다. 이 중 지난 2회에서 제시가 "너희가 뭔데 나를 판단해"라고 모두를 직접적으로 겨눈 돌발적인 디스랩이 단연 큰 화제였다. 지민 역시 숨 죽였다.
"처음에 만났을 때가 가장 팽팽했어요. 숨도 못 쉬었을 정도죠. 1회를 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눈 뒤에는 생각보다 다들 따뜻한 걸 알았어요. 물론 타이미 vs 제시 때 현장 분위기는 엄청 살벌했지만요. 그런데 놀랄 게 또 있을 거예요. 그때보다 더 엄청난 거요. 스포 안 할테니, 본방으로 확인해주세요."
2회의 명장면이 타이미 vs 제시라면, 첫 회에서 곱씹을 만한 베스트 신은 누가 뭐래도 지민의 싸이퍼 '암 섹시(I'm sexy), 더 핫(hot), 대세 걸그룹' 장면이다. 지민을 시종 애정으로 감쌌던 MC 산이는 겨우 '내레이션 랩'이라 이를 포장했다. 하지만 이 장면은 방송 직후부터 수도 없이 온·오프라인에서 회자됐다. AOA 팬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고통 그 자체죠. 몰라요. 기억도 안 나요. 방송도 안 봤어요. 보다가 그 장면이 나오니 TV 음소거로 햇어요. 일부러 화면을 보지 않으려고 돌아다녔죠. 그런데 이번에는 주변에서 팬들까지 가세해 놀리고 있어요. '암 섹시, 더 핫'으로 '짤'(짤림방지를 위해 함께 게재하는 사진 및 동영상)로도 놀리고…. 모자 선물도 받았어요. '암 섹시' '더 핫'이 적힌 걸로요."

놀림도 받고, 시련도 겪고 있지만, '언프리티 랩스타'는 지민이 AOA의 품을 잠시 벗어나 한 뼘 더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도전임에 분명했다. 밴드와 댄스까지 병행함은 물론, 앨범 수록곡의 랩 메이킹까지 직접하며 남들 몇배의 노력을 쏟았던 지민은 "참가자들이 공통 관심사가 있어 할 얘기가 많다"고 이미 즐기고 있었다.
"'언프리티 랩스타'는 제게는 선생님 같아요. 스스로 되돌아볼 수 있게 하는 방송이죠. 방송이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이걸로 인해서 뭘 더 해야겠다는 건 확실히 느꼈어요. 내 또래 래퍼들이 이렇게나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도 새삼 깨달았죠."
지난 2012년 AOA로 데뷔, 이제는 햇수로는 4년차 걸그룹이 됐다. 히트곡 '짧은 치마', '사뿐사뿐'으로는 각각 지상파와 케이블에서 1위 수상 트로피를 거머쥐는 영예를 안기도 했었다. 현재 멤버들은 각자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확보해가는 중. 그렇다면 '언프리티 랩스타'를 통해 어엿한 래퍼로 거듭나는 지민의 최종 목적지는 어디일까.
"많은 분들이 제 음악을 많이 찾아주고 들어주시는 거죠. 래핑 목소리만 들으면 이게 딱 내 목소리다 알 수 있을 정도가 되면 좋겠어요. 지금 AOA 노래만큼 곳곳에서 제 목소리가 흘러나왔으면 좋겠어요."

gato@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