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만한 아우도 있다. 시리즈를 거듭할 수록 진화하는 영화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터미네이터'와 '에일리언'은 2편이 1편을 뛰어넘은 대표적인 예다. 지난 11일 개봉한 영화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감독 김석윤, 제작 청년필름, 이하 조선명탐정2)이나 오는 18일 개봉하는 영화 '웰컴 삼바'(감독 올리비에르 나카체, 에릭 토레다노, 수입 블루미지) 또한 그러하다.
'조선명탐정2'은 1편 보다 더 탄탄해진 이음새를 자랑한다. 1편은 원작소설을 영화로 만드는 과정에서 흐름이 다소 거칠었다. 개연성이 가장 아쉬운 대목이었다. 2편에선 그런 부분이 많이 줄어들었다. 캐릭터는 좀 더 뚜렷해졌고, 이야기는 간결하게 압축됐다. 덕분에 영화를 보면서 고개를 갸웃하는 빈도가 줄어들었다.
전편 보다 늘어난 제작비 만큼 규모도 늘어났다. 폭발신과 액션신은 물론 조선판 행글라이더 '비거'를 타고 하늘을 나는 장면 등 시원시원한 볼거리가 눈길을 끈다. 극중 히사코 역의 이연희가 옥중신에서 입은 기모노는 "몇대를 지나쳐간, 가치를 따질 수 없는" 의상이라고 한다. 이처럼 작품 곳곳에서 공들인 흔적들을 찾을 수 있다.

또 다른 청출어람도 있다. 영화 '웰컴 삼바'다. 전작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제작진과 출연배우, 줄거리에서 '언터처블:1%의 우정'(2012)을 떠올리게 한다. 흥행 주역인 올리비에르 나카체와 에릭 토레다노 감독, 배우 오마 사이가 다시 뭉쳤다. 전혀 다른 환경에 처한 두 사람의 우정이 이야기를 끌고 간다는 점도 닮아 있다.
'언터처블'처럼 코미디 속에 불법 거주자, 번아웃 증후군 등 다양한 사회 현상을 녹였다. 유쾌한 캐릭터로 묘사되지만, 삼바(오마 사이)는 가짜 신분증으로 이름과 외모를 바꾸며 하루살이 삶을 살아가며 정체성을 잃어간다. 앨리스(샤를로뜨 갱스부르)는 성공과 마음의 안정을 맞바꿨다. 등장 초반에는 넋이 나간 얼굴에 신경안정제와 수면제를 달고 산다.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이하 조선명탐정1)과 '언터처블'의 공통점은 성공을 거뒀다는 것이다. '조선명탐정1'은 지난 2011년 개봉 당시 470만 관객을 동원했고, 자국 프랑스에서 큰 사랑을 받은 '언터처블' 또한 국내에서 170만 명을 동원했다. 두 작품의 힘을 이어 받은 '조선명탐정2'와 '웰컴, 삼바' 역시 어떤 스코어를 기록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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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필름, 블루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