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의 '시즌 타이' 8연승, 산체스 투혼도 못 막았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2.12 21: 07

인천 대한항공 점보스의 김종민 감독은 12일 수원 한국전력 빅스톰과의 경기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잠을 잘 못 잤다”고 했다. 워낙 중요한 경기였고, 없어서는 안 될 산체스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결국 김 감독은 산체스를 뛰게 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100%는 아니더라도 뛰어야 한다고 했다. 그랬더니 최선을 다 하겠다고 하더라”며 김 감독은 산체스와 나눴던 대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허리가 썩 좋지만은 않지만 패하면 3위와의 승점차가 최대 7점까지 벌어질 수 있는 경기. 김 감독은 양보할 수 없었다.
그렇게 출전한 산체스는 1세트 20-20에서 강민웅과 교체되기 전까지 7득점에 공격 성공률 66.67%로 활약했다. 그러나 1세트 후반이 접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코트를 밟지 못했다. 2세트 다시 선발 출장했으나 이미 첫 세트를 잃은 뒤였다.

돌아온 산체스는 1세트와는 확연히 달랐다. 한국전력이 8-6으로 앞서던 2세트 산체스의 공격이 전광인의 블로킹에 막힌 것이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 이 블로킹 이후 한국전력은 14-6까지 달아났다. 산체스는 2세트 2득점, 공격 성공률 25%로 초라했다.
김 감독은 산체스 없이 대한항공이 이륙할 수 없다고 판단해 정상 컨디션이 아닌 산체스를 라이트로 기용했다. 그러나 부상 이전과 같은 산체스가 있다고 해도 7연승 중인 한국전력은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출전을 강행한 산체스의 맹활약으로 3세트는 가져왔지만, 그의 24득점 분전에도 불구하고 경기는 한국전력의 3-1 승리로 끝났다.
한국전력의 삼각편대(쥬리치-전광인-서재덕)는 정상 가동됐다. 특히 전광인이 1세트 막판 흐름을 가져오는 연속 3득점 포함 총 21득점으로 가장 눈부신 활약을 했다. 팀 내 최다 득점은 쥬리치(26득점)였지만, 중요한 흐름을 가져온 것은 전광인이었다. 하경민의 중앙 속공도 대한항공을 허무는 데 한 몫을 했다.
또한 이날 경기는 산체스의 엄청난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한 판이기도 했다. 산체스가 비교적 정상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던 세트에는 경기가 접전 양상을 띠었지만, 산체스가 제 몫을 해주지 못한 2세트는 한국전력이 손쉽게 대한항공을 제압했다. 그만큼 산체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컸다.
대한항공은 산체스의 공격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동시에 허리에 가중되는 부담도 줄여주기 위해 세터도 강민웅 대신 황승빈을 선발 기용하는 선택을 했다. 승점 7점차로 도망간 한국전력을 잡기 위해서라도 산체스의 허리 상태 회복이 절실한 대한항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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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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