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상위’ 한화-SK, 몸값을 증명하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2.13 06: 33

연봉은 선수의 가치를 말해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그렇다면 그 선수들의 연봉 합계인 팀 연봉은 팀의 가치를 말해주는 대표적인 지표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따지면 한화는 이상한 팀, SK는 분발해야 할 팀이다. 올해는 수치와 현실의 간극을 좁힐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국야구위원회는 12일 2015년도 KBO 리그 등록선수 현황 및 연봉 현황을 발표했다. 팬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끄는 부분은 역시 연봉이었고 가장 관심을 모은 팀은 최고 연봉팀인 삼성이 아닌 한화였다. 한화는 2015년도 전체 팀 연봉, 2015년 연봉 상위 27위 기준 평균 연봉에서 대거 상위권에 올랐다. 지난해 최하위였던 한화의 사정을 고려하면 의외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SK도 연봉 현황에서는 도드라졌다.
한화는 올해 신인과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소속 선수 57명의 총 연봉으로 79억6900만 원을 신고했다. 이는 지난해 우승팀이자 통합 4연패로 꾸준히 연봉 인상의 여지가 가장 컸던 삼성(87억3200만 원)에 이은 2위 기록이다. 평균 연봉도 높았다. 한화의 선수단 평균 연봉은 1억3981만 원으로 삼성(1억5876만 원)에 이어 역시 2위였다. SK는 57명 선수에게 72억6300만 원을 지급해 총액 기준 3위, 평균 기준 4위에 올랐다.

주전급 선수들의 연봉이라고 할 수 있는 ‘상위 27인 평균 연봉’에서도 두 팀은 2·3위에 올랐다. 한화는 2억5804만 원을 기록, 역시 삼성(2억9074만 원)에 이어 2위였다. SK는 2억3459만 원으로 뒤를 이었다. 1억 대 팀이 네 팀(넥센, NC, 두산, KIA)이나 되는 것을 생각하면 역시 높은 수치다. 선수단 전체 평균 연봉 인상률에서는 SK가 단연 돋보였다. 전체 총액에서는 23.9%, 상위 27인에서는 35.2%가 올랐다. kt를 제외하면 모두 1위다.
내막을 들여다보면 금세 이해가 간다. 프리에이전트(FA) 잔류 및 영입이 팀 연봉 규모를 끌어올렸다. 한화는 최근 2년간 FA시장에서 광폭행보를 보였다. 내부 FA 단속에 성공함은 물론 이용규 정근우 배영수 권혁 송은범을 영입하는 데 엄청난 돈을 쏟아 부었다. 이들이 실질적 FA였던 김태균, FA 계약을 안고 영입한 조인성과 함께 팀 연봉 상위권에 오르면서 주전 선수들의 평균 연봉도 뛰었다. SK는 내부 단속에 사활을 걸었고 아낌없이 돈을 썼다. 2015년도 FA시장서 최정 김강민 조동화 등을 잡는 와중에 전체 연봉이 뛰었다.
주축 선수들에 ‘보상’을 하며 사기 저하를 막은 구단의 노력도 높아진 팀 연봉의 원인 중 하나였다. 한화는 계속된 최하위 성적에도 불구하고 일단 삭감폭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실제 한화의 억대 연봉자는 총 17명에 이른다. 선두 삼성(16명)보다도 더 많다. SK는 6년간의 화려했던 질주로 기본적으로 연봉 규모가 컸던 팀이다. 그만큼 2년간 하락폭의 여지도 컸다는 의미인데 그렇지 않았다. 또한 지난해 맹활약을 펼쳤던 젊은 주전 선수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하면서 아래에서도 연봉 상승 요소가 적지 않았다.
한화는 지난해 최하위 팀이었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팀 연봉도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실제 지난해 8위였던 KIA의 총 연봉은 9.9% 깎였다. 7위 롯데는 1.2% 오르는 데 그쳤다. 여기에 한화는 삼성과는 정반대로 최근 몇 년간 하위권을 맴돌았다. SK도 2년간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실망스러운 성과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봉 현황표를 보면 두 구단이 성적 향상을 위해 나름대로의 노력을 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연봉과 신인 계약금을 모두 합칠 때 한화가 올해 쓴 돈은 87억3400만 원에 이른다. 외국인 선수까지 포함하면 100억 원이 넘는다. SK는 최근 강화도에 2군 전용 연습장을 지으며 450억 원의 추가 지출까지 감수했다. 물론 돈이 승리로 직결된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결과는 어떤 식으로든 나오고 시즌 뒤에는 효율성에 대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이제 공은 선수들에게 돌아왔다. 몸값은 선수들의 자존심이지만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하는 것도 자존심이다. 이들이 몸값을 한다면 프로야구 판도는 더 흥미롭게 진행될 수 있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