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땀’ 베테랑의 힘, 화려한 재기 꿈꾼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2.13 06: 35

신체 능력은 예전만 못하지만 저마다 쌓은 내공과 경험이 있다. 그리고 후배들에 뒤지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 돈보다는 자신의 명예를 생각하는 자부심은 특별하다. 각 구단들의 베테랑 선수들이 겨우 내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각 팀의 전력과도 연결되는 중요한 땀방울이다.
가장 주목을 끄는 구단은 역시 KIA다. 지난해 8위로 처지며 선동렬 감독의 자진사임이라는 폭풍까지 겪은 KIA는 김기태 감독 체제에서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하지만 전력이 타 팀에 비해 강하지 못하다는 현실적 고민은 여전하다. 이런 상황에서 서재응(38) 최희섭(36) 김병현(36)으로 이어지는 ‘전직 메이저리거’들의 재기는 옵션이 아닌 필수다.
김기태 감독의 성향은 선임급 선수들을 최대한 배려한다. 각자 쌓인 노하우가 있다고 믿는다. 다소 일률적일 수 있는 단체훈련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 이유다. 이들도 배려 속에서 재기를 꿈꾸고 있다. 각오는 남다르다. 서재응은 지난해 16경기에서 2패2홀드 평균자책점 6.40, 김병현은 21경기에서 3승6패 평균자책점 7.10에 그쳤다. 최희섭은 아예 2014년 출전이 없었다. 어쩌면 선수생활과도 직결된 2015년이다. 2015년마저 부진하다면 기로에 설 수밖에 없다.

최하위 전력인 kt도 베테랑 선수들의 몫이 절대적이다. 젊은 선수들이 많을 수밖에 없는 kt의 현실에서 베테랑 선수들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팀의 기둥이 되어야 한다. 조범현 감독이 지난 겨울 경험 많은 선수들의 수혈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외국인 선수의 힘이 제한적인 야수진에서 장성호(38) 신명철(37) 김상현(35) 박기혁(34) 등이 무게중심을 든든히 잡아야 한다.
야구를 접을 생각까지 했던 장성호는 kt에서 마지막 기회를 얻었다. 백의종군하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2009년 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빛나는 김상현은 SK의 20인에 포함되지 못했다. 하지만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 했던 조범현 감독과의 재결합, 더 많은 기회는 김상현의 재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신명철은 지난해 합류해 팀의 주장까지 역임했다. 팀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만큼 리더십이 기대된다. FA로 합류한 박기혁은 지난 2년간 53경기 출전에 그쳤다. 자신이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2015년이 되어야 한다.
다른 팀들은 상대적으로 베테랑들의 입지가 좁은 편이다. 비교적 전력이 괜찮고 주전 선수들도 나름대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틈새를 뚫기 위한 노력까지 덜한 것은 아니다. 삼성은 수술 여파를 딛고 돌아온 ‘불굴의 철인’ 권오준(35)이 있다. 세 번의 팔꿈치인대접합수술을 이겨내고 마운드에 다시 섰다.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뛴다. 넥센에서는 지난해 활약이 다소 저조했던 송신영(38)이 5선발 후보로 거론되는 등 좋은 페이스다. 신고선수로 입단하며 유종의 미를 노리고 있는 정재복(34)도 눈길을 끄는 선수다.
손민한이라는 모범사례를 남긴 NC는 박명환(38) 이혜천(36)이 애리조나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부상 여파로 2010년 이후 1군에서 사라진 박명환은 지난해 감격적인 1군 복귀전을 가졌다. 그러나 5경기에서 2패의 성적이었다. 올해는 확실한 재기를 노린다. 지난해 NC 유니폼을 입은 이혜천은 후반기 가능성을 드러냈다. 불펜의 핵심 자원 중 하나로 기대를 모은다. NC 이적 후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하며 지난해는 2군에서만 뛰었던 이승호(34) 또한 몸 만들기에 열중이다.
SK에서는 FA 자격을 포기하고 팀과 1년 재계약,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는 박진만(39)이 있다. 지난해 치명적인 무릎 부상을 당했지만 이대로 끝낼 수 없다는 의지 속에 후배들과의 경쟁에 나섰다. 2013년을 통째로 날리는 등 부상으로 터널이 길었던 엄정욱(34) 또한 오키나와 캠프까지 합류하며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롯데에서는 2001년 이후 처음으로 평균자책점이 4점대로 오른 정대현(37)이 예전의 모습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마지막 기회를 얻은 임재철(39) 또한 외야에서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이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