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이 성준과 맞붙는다.
지난 12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극본 김지운, 연출 조영광) 8회는 반전에 또 반전을 거듭하며 극의 긴장감을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극은 순식간에 로코에서 스릴러로 급선회했다.
강희애(신은정 분) 박사를 납치했던 용의자로 붙잡힌 범인은 자신이 구서진(현빈 분)의 어릴적 친구라 고백했지만, 이는 모두 거짓이었다. 현빈이 어릴적 원더랜드 납치사건 당시에 두고 온 친구는 '이수현'. 하지만 붙잡힌 용의자 안성근(황민호 분)은 보육원 출신의 제3자였다.

이 과정에서 안성근이 멘탈해킹(최면)을 통해 자신을 '이수현'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경찰과 구서진은 강박사 납치사건을 자작극으로 의심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이 또한 사실이 아니었다. 멘탈해킹으로 '이수현'의 기억을 안성근에게 심은 이는 진짜 '이수현'이었다. 윤태주(성준 분)라는 이름으로 강박사의 수제자로 살고 있었던 진짜 이수현. 결국 윤태주는 이 모든 것을 계획하고, 섬뜩한 일을 벌이고 있었던 것.
방송 말미 윤태주를 찾아온 장하나(한지민 분)의 곁에는 구서진의 또 다른 인격 로빈(현빈 분)이 함께였다. TV를 보며 장하나를 걱정하던 시청자들이 안도의 숨을 내쉰 장면이었다.
이제 대결은 구서진&로빈 vs 윤태주로 압축될 예정. 윤태주를 보고 짓던 로빈의 의미심장한 미소가 이미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게 설사 아닐지라도, 적어도 장하나가 무방비로 최면에 빠져 위험스러운 상황에 빠지는 것은 막을 수 있게 됐다.

사실 '하이드 지킬, 나'는 비슷한 소재의 '킬미, 힐미'와 비교선상에 오르며 초반 상대적 약체로 꼽히기도 했다. 분열된 자아의 심각함 보다는 로맨틱 코미디에 더 집중한 듯한 전개로 극의 몰입도를 떨어뜨렸던 점이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이는 이날의 긴박감 넘치는 반전으로 뒤엎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듯 했다. 로코 뿐만 아니라 분열된 자아끼리의 타협점,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윤태주의 마수까지 더해지는 스릴러적 요소는 극의 재미를 분명 업그레이드 시켰기 때문. 소름을 돋게 만든 성준의 섬뜩한 연기가 더해진 '하이드 지킬, 나'의 진짜 재미는 이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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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지킬,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