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8연승’ 한국전력, 더 즐겨라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2.13 06: 11

수원 한국전력 빅스톰이 창단 최다 연승 기록을 8연승으로 늘렸다. 이번 시즌 V-리그에서 나온 최다 연승 기록과도 타이다.
이미 삼성화재와 OK저축은행이 8연승을 달성한 바 있는데, 현재진행형인 것은 한국전력이 유일하다. 오는 14일 OK저축은행과의 안산 원정경기에서 승리하면 9연승으로 이 시즌 최다 연승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다. 9연승을 거두면 플레이오프 직행도 좀 더 가까이 다가온다.
‘봄 배구’라는 꿈이 오랜만에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좋은 기회이자 이번 시즌 최고의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신영철 감독은 연승 기간 중 훈련장에 있는 자신의 칠판에 ‘교만’이라는 글자를 새겨 넣었다. 선수들이 겸손한 자세로 다음 경기에 대비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지금은 조금 달라졌다. 칠판에 따로 적지는 않았지만, 신 감독은 즐길 것을 주문하고 있다. 선수들이 연승이 끊기면 안 된다는 부담, 강팀(OK저축은행)과 상대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플레이를 펼치게 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 감독이 5라운드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했던 대한항공과의 맞대결에서는 승점 3점을 벌어들였다. 대한항공전도 그랬지만 OK저축은행전은 즐기기로 했다. 신 감독은 대한항공과의 경기 전에도 “오늘은 선수들도 스스로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즐기라고만 했다. 수비와 2단 연결에만 신경 쓰고 집중력을 유지하는 선에서 신나게 하라고 했다. OK저축은행과의 경기까지 똑같이 할 수 있게 주문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기는 배구를 하다 보니 선수들도 신이 난다. 8연승의 주역인 전광인도 대한항공전 승리 직후 “연승을 이어간다는 생각보다는 이기는 맛을 알았기 때문에 이제 그 맛을 더 즐기기 위해 경기에 집중할 것 같다”며 앞으로 임할 경기는 더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승리하면서 얻은 자신감은 경기를 즐길 수 있는 배경이 되고 있다. 전광인은 OK저축은행과의 승부가 부담이 되지는 않는지 묻자 “상대가 나를 잘 알고 있어서 부담감도 있고, 까다로운 친구들이 많았다. 그래도 이번 시즌에는 바뀐 것 같다. 상대가 누구든 나만의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고 답하며 더 긍정적으로 변한 마음가짐을 꺼내보였다.
8연승 과정에서 한국전력은 쥬리치가 본연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고, 공격수들과 세터 권준형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호흡의 개선효과도 봤다. 험난했던 고비들은 잘 넘어왔다. “즐기면서 하다 보면 의외로 OK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던 신 감독의 말처럼 부담감 없이 즐기는 움직임 하나하나가 한국전력의 발걸음을 플레이오프 무대로 더욱 가깝게 가져다놓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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