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우완 투수 배영수(34)가 첫 실전 투구에 나선다.
한화는 13일 일본 고치 하루노구장에서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즈 2군과 연습경기를 갖는다. 지난 11일 독립리그팀 시코쿠은행과 첫 대외 연습경기에서 7-5로 승리한 한화는 그보다 수준 높은 세이부 2군을 상대로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오른다.
시코쿠은행전에서 한화는 김민우-정광운-최우석-김정민-임경완 등 5명의 투수들이 던졌다. 임경완을 제외하면 모두 20대 초중반 어린 투수들. 13일 세이부전부터는 주력 투수들이 나선다. 그 중 가장 관심을 모으는 선수가 바로 FA 이적생 배영수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배영수가 13일 경기에 나간다. (7일) 라이브피칭으로 준비했다"며 "니시모토 타카시 투수코치가 배영수와 함께 투구 폼을 고치고 있다. 몸이 앞에서 열리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실전에서) 하는 것을 한 번 봐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배영수는 일본 고치 스프링캠프에서 투구 폼을 약간 교정하는 과정에 있다. 왼쪽 어깨가 미리 열리는 것을 막기 위해 왼쪽 발부터 스트라이드를 일자로 하고, 머리 방향을 포수 쪽에 고정시키고 있다. 투구폼 자체를 뜯어 고치는 건 아니지만 투수에겐 미묘한 차이도 크다.
배영수가 변화를 받아들였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 김정준 전력분석코치는 "배영수는 지난 몇 년 동안 10승 안팎의 성적을 냈다. 자기 영역을 존중받을 수 있는 위치다. 자기 것을 던져버리고 받아들이는 건 배영수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했다. 배영수는 주저 없이 변화를 선택했다.
이적생으로서 새로운 팀에서 가치를 보여주고 싶은 책임감과 승부욕 그리고 김성근 감독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갖고 있기에 가능한 결심이다. 김성근 감독은 "베테랑이든 젊은 선수든 변화를 할 때는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영수도 안주 대신 변화를 택했고, 이제 실전 경기에서 점검한다.
과거 LA 다저스 에이스 오렐 허샤이저는 1994년 6승에 그친 뒤 FA가 돼 12년 몸담은 다저스를 떠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 이적했다. 1995년 이적 당시 그의 나이 만 37세. 물음표가 붙었지만 16승과 함께 챔피언십시리즈 MVP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올해 만 34세, 배영수는 한국의 허샤이저를 꿈꾼다.
waw@osen.co.kr
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