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양상문 감독, "애리조나 전훈 성과 만족스럽다"
OSEN 박승현 기자
발행 2015.02.13 05: 59

[OSEN=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 박승현 특파원]13일(이하 한국시간)LG 트윈스가 애리조나 글렌데일 카멜백 렌치 다저스 스포츠컴플렉스에서의 전지훈련을 마쳤다. LG는 14일 일본 오키나와에서의 2차 캠프를 향해 출발한다.
애리조나 전훈 초반 만났던 양상문 감독은 굳이 긴장감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 해 갑작스럽게 LG 지휘봉을 잡고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지만 전훈부터 오롯이 자신의 지휘로 시즌을 치러야 하는 만큼 부담감 또한 더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한 달여 전지 훈련을 마치는 시점에서의 생각은 어떨까. 선수단의 마지막 훈련까지 챙기느라 바빴던 양상문 감독으로부터 이번 전지훈련과 정규시즌까지 남은 과제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1문 1답의 형식을 취했지만 가능한 양상문 감독의 이야기를 그대로 실었다. 명 해설자로 팬들을 즐겁게 해주던 시절을 기억하는 팬들에게는 ‘음성지원이 되는 듯’ 했으면 좋겠다. 입말을 그대로 옮겨 복문이 많은 점에 불편 함을 느끼실 팬들에게는 미리 사과를 드린다. 
-어느새 애리조나에서 시간이 다 갔다.
▲(미국에서의 전지훈련을)1차 캠프라고 이야기 하는데 애리조나의 기후나 시설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처음 왔다. 이전에 많은 팀이 다녀갔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인가 했었다.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 훈련은 결국 이런 여건, 기후조건을 떠나서라도 우리가 항상 마음 놓고 야구를 할 수 있는 이런 시설이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덕분에 효율적으로 훈련했다. 효율적으로 훈련을 했다는 것은 결국 우리는 많이 했다는 얘기겠다. (웃음)
많이 하면서도 시설이 좋기 때문에 혼잡하지 않고 선수들의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는 그런 분위기에서 훈련이 잘 된 것 같고 1차 캠프는 만족스럽다. 그 이전에 기회를 보는 젊은 선수들이 캠프에 오기 전에 몸의 준비가 잘 되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걱정 없이 (훈련)강도를 높일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1차 캠프는 굉장히 만족스럽다.
-어느 부분이 특히 만족스러운지
▲한 번 더 말 하지만 훈련량이 적은 게 아니었는데도 부상선수가 거의 나오지 않은 부분, 조금씩 근육통, 고질적인 부상을 갖고 있던 경우 외에는 중요 선수들을 관리 할 수 있었던 부분이다. 연습을 많이 하면서 또 아프다고 하면 쉬게 해주면서도 캠프의 목적을 달성 됐다.
캠프에 들어오면서 목적은 부상 당하는 선수가 없는 것이었다. 연습량이 많았는데도 그런 걱정거리가 나오지 않은 것. 기술 적인 향상 보다도 그 부분이 만족스럽다.
-시즌 구상은 어느 정도 잡혀가고 있나. 구체화 되는 과정에서 당초 구상과 차이는
▲지금 캠프는 만족스럽다고 한 이유가 부상선수 없이 마칠 수 있었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이기는 하지만 두 번째는 우리가 앞으로 비전을 위해 기존 스타플레이어들을 따라 잡을 수 있는 젊은 선수들이 필요 했는데 이번 캠프에서 그런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타자들이 김용의, 채은성, 최승준, 문선재 등이 눈에 띄게 기술적 향상이 왔다. 그 점이 이번 캠프의 큰 성과다. 아직은 기존 스타플레이어들을 넘어설 수 없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함으로써 선수층이 두텁게 되지 않을까.
외야에서 기존 선수들의 타격은 좋다. 그 선수들이 혹시라도 피로라든지 부상에 의해 빠져버리면 그 타격의 공백이 굉장히 크게 느껴졌는데 지난 해 그랬다. 그러나 올해는 잘 치는 타자들이 빠지더라도 그게 그렇게 허전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젊은 선수들이 어느 정도 따라 붙었다.
-과감한 기용도 가능하겠다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포지션 플레이어들은 그런 힘이 많이 생긴 것 같다. 생겼고 그런 부분은 백업까지도 거의 잘 되고 있다. 내야진으로 황목치승이 백업 유격수인데 수비나 타격도 지난 해 보다 좋아졌고 그동안 계속 걱정했던 3루수에서 김재율이나 박용근 등이 새롭게 부상했다. 아직도 기량이 만족할 만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가 구멍이 생겼을 때 지난 해는 많이 걱정스런 상황이었지만 이제는 걱정 보다는 기대를 할 수 있는 수준이다.  2루수 (손)주인이가 1년내내 하기 쉽지 않은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신인선수 박지규가 굉장히-유지현 코치가 공을 많이 들였는데 수비에서도 많이 발전했고 타격은 원래 기대를 했던 선수다. 그런 부분이 백업까지도 거의 잘 되고 있다. 포지션 플레이어에서 스타플레이어는 아니지만 그래도 아까 말씀 드렸던 대로 공백이 생겼을 때는 편하게 집어 넣을 수 있는 선수는 어느 정도 확보되지 않았느냐. 그래서 다른 팀에 비해서 홈런, 안타를 많이 치고 아주 빠른 이런 선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구성이 돼 있다. 이런 1차 캠프의 목적이 달성 됐다.
-투수 부문은
▲투수 부문은 아직도 미지수다. 연습할 때 공을 던지는 것을 보면 아 좋다. 이 정도면 되겠구나 하지만 그러나 그런 선수들이 게임에 나가 자기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투수는 아직 머리 속에 정리가 안됐다 그렇게 말씀 드리고 싶다. 그렇지만 하나 믿을 수 있는 소지가 아직은 필승조라든지 롱맨들이 그래도 나름대로 페이스를 잘 유지해주니까 그런 점에서는 조금의 걱정을 덜 수 있는 정도로 투수들의 구성은 돼 있다. 아직 머리 속이 복잡하기는 하지만 그런 부분에 위안을 가지고 있다.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더 신경을 쓰는 점은
▲아직 숙제를 가지고 있는 것이 선발이다. 선발을 누구로 과감하게 한 번 쓸 수 있는지. 어느 선수를 우리가  4번 5번 선발로 넣어야 필승조, 셋 업맨 이런 부분의 구성이 완벽하게 될 것인지, 지금 현재로서는 기존의 우리 선수들을 빼서 롱맨들을 컨디션이 좋다고 해서 선발로 쓰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 과연 그것이 맞는 것인지, 또 워낙 구위가 좋다든지 하면 롱맨을 한 명 정도 선발로 쓸 수 있는데 그런 부분에 정리가 안 돼 있는 거다. 이런 부분을 일본에 가서 정리할 예정이다.
-외국인 선수들은
▲루카스 하렐이나  헨리 소사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소사 같은 경우는 지금까지 훈련 과정을 보면 지난 해 보다도 좀 더 좋아진 느낌이다. 좀 더 짜임새가 생겼다 이런 느낌도 들 정도이고 밖에서 보던 소사 보다는 같이 있는 소사가 더 낫다. 그렇게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투수코치들도 그런 평가를 하고 있다. 루카스는 의외로 우리가 기대했던 이상으로 제구나 공의 움직임이 가까이서 보니까 이 정도면 되지 않겠느냐 하는 만족도를 보여준다. 다만 3루수 잭 한나한이 근육통으로 아직 완벽하게 연습 스케줄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걱정이기는 하나 워낙 기본기가 탄탄한 선수니까 훈련을 하게 되면 금방 페이스를 찾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외국인 선수 3명은 기술적으로는 이런 정도 선수 3명을 모으기 쉽지 않다 하는 정도다. 다만 몸 상태, 올 수 있는 부상이 걱정거리이기는 한데 이런 것을 제외하면 나름대로 구성이 잘 됐다.
-작년 이상은 해야 한다는 기대감이 있는 것 같다.
▲그렇다. 작년 이상은 해야 한다. 최소한도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은 일단 만들어 내야 할 입장이다. 더 가는 것은 그 때 상황에 따른 변수가 있지만. 
 
둘이 셈 해보다 확실하게 정하지는 못했지만 1999년인지 2000년인지였다. 당시 롯데 자이언츠 양상문 코치는 투수들을 데리고 사이판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평소 생각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그 중 아직도 머리에 남아 있는 것이 있다.
“나는 투수들에게 무조건 100개, 120개 던지라는 식으로 훈련하지 않는다. 그렇게 하면 선수들의 머리 속에는 숫자만 남는다. 개수에 연연하다 보면 집중해서 던지지 않게 된다. 폼도 나빠질 우려가 있다. 50개를 던지더라도 일구일구 집중하는 것, 머리 속에 경기 상황을 염두에 두고 하나 하나 던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
캠프에 들어갈 때 마다 150개니 200개니 하던 말들이 난무하던 시대에 들었던 신선한 이야기였다.
지금 성적을 오롯이 책임져야 하는 감독이 되어서는 어떨까.  애리조나 캠프에서 마주치지 마자 그 때 이야기를 꺼냈다. 지금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물었다. “똑같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선수들이나 투수 코치들에게 하는 주문도 마찬가지다.”
또 하나의 질문. 투수들의 러닝과 관련해서였다. 양상문 감독은 “아직도 투수들이 필드에서 달리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웨이트 트레이닝 등 근력을 보강할 수 있는 훈련방법이 전 보다 몰라보게 좋아졌지만 그래도 필드 달리기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아시아인의 체격조건을 생각하면 더 그렇다.” 이 것 역시 어림 잡아 15년 세월 후에도 변하지 않고 들을 수 있는 답이었다.
굳이 케케묵은 이야기를 꺼냈던 것은 감독이라는 자리가 주는 부담감이 코치와는 또 다르기 때문이다. 아니할 말로 성적을 위해 선수를 희생시키는 감독 이야기가 없지는 않은 세상 아닌가. 변하지 않는 세 번째 대답이 또 있다. “지난 해 후반기에 치고 올라가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선수들, 특히 불펜 운용에 있어서는 크게 무리하지 않았다고 자평한다. 혼자만의 평가는 아닐 것이다.”
코치 양상문의 지론이 감독 양상문의 철학으로 발전했음을 확인할 수 있어 기뻤다. 올 시즌 좋은 성적으로 열매를 딸 수 있기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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