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예능프로그램 전쟁의 불씨가 좀처럼 꺼지지 않고 있다. SBS ‘정글의 법칙’이 시청률에서는 압도적인 성적표를 받은 가운데, tvN ‘삼시세끼’와 MBC ‘나는 가수다3’가 막강한 ‘이슈 파워’로 시청률 1위인 프로그램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금요일 오후 10시대는 예능 PD들이 ‘신흥 주말’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지상파 3사와 케이블 방송사의 팽팽한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주말 예능의 선두 다툼을 위해 치열하게 싸웠다면 tvN이 ‘꽃보다’ 시리즈를 시작으로 금요일에 전투력 강한 카드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3년여간 이 시간대 1위를 수성하고 있는 ‘정글의 법칙’이 시청률 10% 중반대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경쟁 프로그램들의 공세가 만만치 않은 것.
‘정글의 법칙’은 현재 절친 스타들의 정글 생존을 다루는 ‘정글의 법칙 with 프렌즈’가 방송 중이다. 워낙 고정 시청자가 탄탄한 프로그램인데다가 정글 생존의 독특한 그림이 여전히 안방극장에 ‘먹히고’ 있다. 장수 예능으로서 상대적으로 신선하지 않게 여겨질 수 있지만, 제작진이 장소와 주제를 달리하며 끊임없는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번 우정 생존이라는 주제는 스타들의 색다른 면모가 더욱 특색 있게 드러나는 이유가 되며 시청률 재미를 보는 중이다.

일단 나영석 PD가 지휘하는 ‘삼시세끼’는 지난 해 이서진·옥택연 조합이 성공한데 이어 이번에는 어촌 편으로 차승원·유해진·손호준이 출연 중이다. 세 배우들의 툴툴거리면서도 친근한 조합, 의외의 반전 매력을 발견하는 구성이 강력한 흡인력을 자랑한다. ‘상남자’ 외모와 달리 요리 선수인 ‘차줌마’ 차승원, 확고한 삶의 철학을 가지고 있는 ‘참바다’ 유해진, 두 선배들 사이에서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만으로도 대박 즐거움을 안기는 손호준까지. 이들의 어촌 생활기는 방송 후 인터넷을 뒤흔들 정도로 막강한 화력을 가지고 있다.
돌아온 ‘나는 가수다’는 시청률은 동시간대 지상파 예능인 ‘정글의 법칙’에 밀리지만, 가수들의 죽음의 경연을 내세우는 만큼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가수들의 무대 하나하나가 큰 조명을 받고, 탈락자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는 것. ‘나는 가수다’는 출발부터 ‘이슈몰이’에 강했던 프로그램. 여기에 시즌 3 들어 완성도 높은 무대를 장착, 별다른 화제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금요일 예능프로그램 전쟁에서 예상 외의 인기를 챙겨가고 있다.
특히 세 프로그램은 모두 방영 전 시끄러운 잡음에 시달린 바 있다. ‘나는 가수다’는 가수 이수의 투입과 하차로 문제가 됐다. ‘삼시세끼’는 장근석의 하차로 통편집을 감행했고, ‘정글의 법칙’은 촬영을 마친 상태에서 손호준의 겹치기 출연으로 때아닌 ‘이슈’의 중심에 있었다. 다행히 이 같은 논란이 방송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으며 세 프로그램 모두 순항 중이다.
이쯤 되니 제작진의 홍보 전쟁도 불타오르고 있다. 일요일 오후 예능프로그램이 홍보를 위해 전투적으로 달려들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금요일도 같은 길을 밟고 있는 것. 좀 더 많은 관심을 받기 위해 온라인 홍보에 열을 올리고, 즉각적으로 언론 대응을 하고 있다. 요즘 광고 판매가 화제성에 많이 기인하기 때문에 시청률과 ‘이슈 몰이’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제작진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것. 항간에서는 문제를 키워 홍보가 되는 ‘노이즈 마케팅’이라도 해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다.
한 방송 관계자는 최근 OSEN에 “제작진은 아무래도 동시간대 경쟁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기사나 포털 사이트 댓글을 많이 신경 쓸 수밖에 없다”면서 “프로그램에 대한 기사가 많을 수록 인기가 높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어떻게든 기사 한 줄이라도 더 나오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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