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타자 홈런 막는 TEX 홈구장의 비밀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2.13 10: 45

지난해 추신수(33,텍사스)가 텍사스 레인저스에 입단했을 당시 홈 구장인 글로브 라이프 파크를 놓고 '타자 친화적 구장'이라는 말이 많이 나왔었다.
글로브 라이프 파크는 꾸준히 파크팩터(구장별 평균대비 득점비율)가 높았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잔디가 다른구장에 비해 짧아서 타구 속도가 빠른데다가 우중간 외야 방향으로 강한 바람이 불어 유난히 장타가 많이 나왔다. 박찬호가 한창 활약하던 2004년 ESPN이 공개한 글로브 라이프 파크의 득점팩터는 1.217로 쿠어스 필드(1.412)에 이어 30개 구장 가운데 2위였다.
때문에 추신수가 텍사스와 계약을 맺었을 때 기대를 모았던 것도 사실이다. 아무래도 타자에게 유리한 구장을 홈으로 쓰면 성적도 따라오기 마련, 비록 추신수가 텍사스 입단 전 글로브 라이프 파크 성적이 좋지는 않았지만 홈 그라운드로 쓰면 다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렇지만 글로브 라이프 파크는 더 이상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 아니다. 작년 오랜만에 파크팩터 1.052로 공동 7위에 올랐는데 1위 쿠어스 필드(1.501)에 비하면 평균에 가깝다고 봐도 무방하다. 과거 우중간 방향으로 불던 돌풍 덕에 홈런에 유리했던 좌타자들도 더 이상 이득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그 힌트를 텍사스 출신 KBO 외국인타자들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 올해 한국에서 뛰는 텍사스 출신 타자는 브래드 스나이더(넥센)와 짐 아두치(롯데)다. 둘 다 추신수와 직접 인연을 맺기도 했었다.
비록 이들은 텍사스에서 빛을 보지는 못했지만 글로브 라이프 파크를 홈으로 쓰면서 경기에 출전했었다. 추신수, 아드리안 벨트레 등 메이저리그 베테랑 타자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도 있을 것이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건 "글로브 라이프 파크는 타자 구장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스나이더는 "이제 글로브 라이프 파크는 타자 실력대로 성적이 나오는 구장이 됐다. 몇 년째 그렇다. 예전에 중앙 외야쪽에 구장 사무실을 잘못 지어서 돌풍이 불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것도 옛 말"이라고 했다.
또한 아두치는 "작년 텍사스 타자들 사이에서는 외야에 건물이 또 생기면서 공기 흐름이 바뀌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고 증언했다. 외야 우중간쪽에 식당이 하나 생겼는데, 그 건물 때문에 돌풍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잡아당겨 치는 좌타자들의 홈런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 작년 글로브 라이프 파크의 득점 파크팩터는 2위였지만, 홈런 파크팩터는 17위(0.964)로 평균 이하였다.
추신수 역시 글로브 라이프 파크가 딱히 타자에게 유리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작년 추신수의 홈구장 성적은 타율 2할1푼4리 5홈런 OPS .639로 부진했었다. 원정 성적 (타율 .371 8홈런 OPS .793)과는 차이가 적지 않았다. 올해는 추신수가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좋은 장면을 더 보여줄 수 있을까.
cleanupp@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