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언니'들이 강력한 매력을 발산하며 TV를 장식하고 있다.
청순/섹시로 이분화되던 여성상에 이 모두를 거부하고, 예쁜 척도 하지 않는 여성 연예인들이 다방면으로 활약하며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신선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방송가에도 큰 활력이 되고 있다.
여성 래퍼들의 경쟁을 다룬 엠넷 '언프리티 랩스타'는 제시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제목부터가 '언프리티'한 이 프로그램은 거친 여성 래퍼들의 뜨거운 신경전을 그려내며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중. 특히 '할말 좀 하겠다'며 공격적인 어조로 불만을 터뜨리는 제시의 카리스마는 기존 남성 래퍼들의 디스전이 '귀엽게' 보일 정도로 강력하다.


"너네가 뭔데 나를 평가해?"라는 질문부터 출연자 한명 한명을 부르며 구체적으로 불만을 꺼내놓은 그의 목소리는 허스키 했으며, 영어와 한국어가 섞인 말투는 공격적이었다. 그런데 멋있었다. 그가 또 챙길땐 챙기고, 정이 많은 스타일인 게 서서히 드러나면서 호감도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는 중.
포미닛도 아예 '미친 것처럼' 거칠어졌다. 당초 예쁜 척과는 거리가 좀 있었던 이 그룹은 최근 발표한 신곡 '미쳐'에서 그야말로 터프 그 자체를 재현하고 있는 중. 극단적인 폭력씬이나 거부감 들 수 있는 난해한 콘셉트 없이도 이들은 자연스럽게 거칠고 화끈한 음악을 소화하고 있어 더욱 차별화가 두드러진다.
센 콘셉트를 소화하면서도 위압감이 없는 건 포미닛만의 장점이자 강점. 예쁜 외모를 해치지 않고(?), 호감도를 떨어뜨리지 않고도 여성성을 비웃는 당당함과 카리스마가 포미닛만의 독특한 포지셔닝을 완성한다.
예능에서는 엠버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예쁜 걸그룹 에프엑스에서 남성미(?)를 담당하던 그는 MBC '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2에서 가장 먼저 가장 큰 수혜자로 떠올랐다. 우리 말이 어색해 가장 많은 사고를 치지 않을까 예상됐던 그는 의외로 진중한 모습으로 날쌔게 훈련을 받고 있는 중이다. 어디 부딪혀도, 피가 나도 씩씩하게 이겨내는 모습은 꽤 매력적.
교관들도 놀랄만큼 막강한 체력에, 겸손이 철철 묻어나는 공손한 말투까지 어디 하나 모자란 게 없는데 또 바느질까지 척척하는 꼼꼼한 모습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는 중이다. 특히 뛰어난 실력으로 '진짜 사나이'를 평정해온 에이스 병사들이 특유의 '폼'과 승부욕으로 분위기를 과열시키기도 했다면, 엠버는 맘껏 실력 발휘를 하면서도 해맑은 분위기를 띄고 있다는 점이 다른 '거친 마초'들과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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