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보다 로맨틱한 연예계 사건사고 어록[Oh!쎈 입방아]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2.15 07: 25

왜 ‘로맨틱’하다고 말을 못해!
단어 씀씀이의 변화는 빠르다. 그리고 더 빠른 일은 연예계 사건사고가 만든 어록이다. 국립국어원은 때마다 새로운 표준어를 추가해서 발표하곤 하는데, 정부 산하 국립국어원보다 파급력 강한 ‘유행어’가 있다. 본래 의미와 다르게 해석되는 말들인데, 보통은 인터넷에서 네티즌이 사용하는 단어가 주를 이룬다.
그리고 연예계 사건 사고에서 발생하는 연예인의 말이 본래 의미와 다른 의미로 해석돼 받아들여진다. 스마트폰의 활용 빈도가 확 늘어나는 동시에 포털사이트를 통해 연예 기사를 읽는 일이 ‘일상’이 되면서 이 사건 사고 어록이 퍼지는 속도는 그야말로 ‘LTE급’이다.

이병헌 협박 사건에서 공개된 ‘내 머릿속엔, 내일, 너, 로맨틱, 성공적’이라는 단어는 숱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패러디’로 활용되고 있다.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남궁민과 홍진영의 300일 기념 장면에 제작진이 자막으로 활용한 후 SBS ‘정글의 법칙’과 ‘즐거운 가’, KBS 2TV ‘투명인간’ 등 셀 수도 없을 정도로 언급됐다. 방송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유행에 민감한 연예 기사 제목에도 ‘000, 성공적’이라는 말이 많이 게재되고 있고, 인터넷 댓글에도 꾸준히 활용되고 있다. 
인터넷에는 아침 인사를 빼앗겼다는 직장인의 한탄 글이 심상치 않게 보인다. 클라라가 전 소속사 회장과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가 공개된 후 “굿모닝”이라는 그 쉬운 아침 인사에 피식 웃었다는 이들이 많은 것. 단순한 인사인데 두 사람이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에 자주 등장한 ‘굿모닝’은 직장인들에게 인사마저 조심스럽게 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두 사람은 전속 계약 분쟁으로 시작, ‘굿모닝’하지 못한 매일을 보내고 있다. 클라라는 ‘굿모닝’ 뿐 아니라 ‘성적 수치심’이라는 불미스러운 사건에서만 등장하던 말들을 일상 대화로 이끌어오는데 일조했다.
두 스타의 사건은 모두 진위여부, 잘잘못을 떠나 사생활 노출이라는 후폭풍을 불러왔던 사안이다. 더 이상 스타들의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이 구분되지 않는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인 것. 스타의 사생활에 대한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은 작은 단어도 여러 의미로 해석되며 유행어가 되고 있다. 그리고 이 같은 연예계 사건 사고가 어록이 되고, 유행어로 번지는 일들은 스타들에 대한 기이할 정도의 높은 관심과 비례하며 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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