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조건2’에는 많은 것이 없다. 애초 인간이 살아가며 의지하는 것들을 하나씩 제한하는 실험을 벌였던 것이 ‘인간의 조건’이라는 프로그램이었다. 배우들을 중심으로 멤버들을 캐스팅한 이번 시즌2에서 중요한 것은 한층 시즌1보다 업그레이드된 ‘오無 라이프’ 생활을 실천하는 것. 자가용, 인터넷, 돈, 쓰레기, 휴대폰 ‘오無 라이프’는 시즌2가 출범 때부터 내세웠던 기본 조건이었다. 그 때문일까. 경기도 파주 황토집에서 만난 ‘인간의 조건2’ 멤버들은 한층 정겹고도 ‘빈 티 나는’ 모습이었다.
‘인간의 조건2’를 연출하고 있는 정미영PD는 13일 오후 경기도 파주 황토집에서 열린 KBS 2TV 예능프로그램 ‘인간의 조건2’의 제작현장 공개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시즌에 대해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인간의 조건1’에서 많은 실험을 통해 인간의 진정한 조건을 찾았다면 시즌 2는 그 조건들을 총망라해서 종합판, 실천판으로 만들어 거대한 실험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증명(?)한 것은 멤버들의 옷차림이었다. 노란색 트레이닝복에 위에는 각기 다른 외투를 입고 야외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 앉은 멤버들은 걸치고 있는 의상에 대해 “이번 주 주제가 옷이라 ‘팀복’으로 맞춰 입은 거다. 입은 지 얼마 안 된다. 저희 옷으로 착각, 저희랑 상관이 없다. 천 원짜리다. 가실 때 버릴 거 있으면 주고 가달라”고 말해 웃음을 줬다.

기자들에게 주는 선물이라며 직접 구운 군고구마와 삶은 달걀, 따끈한 커피 등이 전달됐다. 그러면서도 꼭 덧붙이는 말은 “쓰레기는 직접 가지고 가셔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오無 라이프’를 실천하기 위한 끈질긴 노력이었다.
자가용, 인터넷, 돈, 쓰레기, 휴대폰 등 다섯 가지가 없는 대신 ‘인간의 조건2’의 현장은 친밀함이 흘러 넘쳤다.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휴대폰과 인터넷이 없는 환경에서 멤버들은 하루가 다르게 우정을 쌓았고, 이는 함께 하는 모습에서도 드러났다.
은지원은 “솔직히 주인의식이 가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옛 프로그램(‘1박2일’이랑 나에게 크게 다르지 않다. 야외에 나와 있고 같이 고생하는 프로그램이다. 고생은 ‘1박2일’보다 더 하고 있는 거 같다. 3일간 쉬지 않고 촬영하는 게 심적으로 더 부담이 가는 게 사실이다”면서도 “휴대폰을 끊어서 힘들긴 더 힘들다. 처음 본 상현 형, 후배, 동생들이 있어도 힘든 걸 같이 하다 보니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휴대폰이 없으니 대화를 많이하게 된다. 대화를 너무 많이 하니 금방 친해진다. 할 게 얘기하고 게임하고 그런 거 밖에 없다. 여기 있으면 자기 전에도 얘기를 만히 한다"고도 했다.
봉태규 역시 “오는 게 좋다. 특집할 때 일주일을 하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여기서 보여줘야 하는 건 보이는 거니까 보시는 여러분이 판단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예능을 많이 한 건 아니지만, 어떻게 이렇게 빨리 친해질 수 있을까 얘기한다. 전혀 다른 곳에 있던 남자들이 빨리 친해지고, 가슴 속에 있었던 얘기를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건 프로그램이 좋기 때문이라 생각한다”고 멤버들과 프로그램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보통 예능프로그램은 출연진이 고생을 하면 할수록 보는 이들의 재미가 커진다고 여겨진다. 거기에 '인간의 조건2'가 덤으로 얻은 것은 우정이다. 멤버들이 서로를 향해 갖고 있는 애정과 친밀함이 시너지로 발휘돼 프로그램의 인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인간의 조건2’는 윤상현, 은지원, 허태희, 봉태규, 현우, 김재영이 멤버로 함께 한다. 현재 멤버들은 자가용, 인터넷, 돈, 쓰레기, 휴대폰 없이 사는 ‘오無 라이프’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 배우로 구성된 ‘인간의 조건2’는 파주의 황토집이라는 제한된 공간을 선택, 미션에 오롯이 몰입하며 새로운 그림을 그려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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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조건2' 방송화면 캡처